막중한 부담이 몰려왔다. 내가 선물이라니? 읭? 그래 일단 선물은 포장이 중요하지. 포장이 날개라자나. 겨울답게 빨간 옷을 입어야 하나, 초록색 목도리를 둘러야 하나 벌써부터 고민이다. 널리고 널린 게 종이고 끈이지만, 나를 두르는 색은 유일해야 하니까. 그래도 겨울에 태어나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왠지 선물에 어울리는 계절이었고, 두꺼운 포장을 둘러도 답답하지 않을 것 같았다. 물론 내용물도 중요하겠지! 그리고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선물이다. 누구에게도 기쁨이 되어야 한다. 반가워야 한다. 기대 이상이어야 한다. 포장보다 화려한 것들을 품고 있어야 한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나만의, 오직 주고받는 이들을 위한, 선물이다. 아 마지막도 중요하다. 나의 마지막은 해피엔딩이어야 한다. 그리고 오래 간직되고 기억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