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총각 서울처녀

Episode 1. 우리의 시작

by Minah

부모님에게도
젊은 시절이 있었다.


이런 노래가 있다.

아빠는
엄마를 어떻게 만나
결혼까지 했냐는 노래.


요즘처럼
여자에게 테스토스테론의 기운이 넘치고
남자에게 에스트로겐의 기운이 넘치는 시대에
어울리는 노래가 아닐까.


부모님의 첫 만남을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


부모님의 첫 만남 스토리는

누군가에겐
허무맹랑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우리 가족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면
믿음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부모님의 첫 만남부터
그러했으니까.


아빠는 시골 총각이었다.
그 당시 29살 이면
노총각이라 불리던 시절.


동네에서
성실하고 믿음 좋은 총각이었고
아빠를 장가보내는 일은
교회 안의 작은 프로젝트였다.


엄마는 서울 처녀였다.
24살, 꽃다운 나이.


이쁘고 참한
서울 처녀는
분명 인기가 많았을 것이다.


엄마의 첫째 언니,
나의 큰 이모는
시골로 시집을 와
아빠와 같은 교회를 다니고 계셨다.


큰 이모는
아빠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 동생은 나 같지 않아요.
날씬하고, 이뻐요.”


지금도 그렇듯
어른들이 밀어붙이는 주선 자리는
급하게 이루어졌다.


아빠 말로는
그날 콧등에 벌이 쏘여
눈과 코가 하나가 되어 있었다고 했다.


그렇게
엄마와 아빠의 소개팅은
교회에서 이루어졌다.


같이
십자가를 마주 보고
앉아.


엄마는 말한다.

하나님은
아빠의 얼굴은 보여주지 않으시고
먼지 한 톨 없는
마음만 보여주셨다고.


아빠가 벌에 쏘인 줄도
몰랐다고 했다.


아빠는 말한다.

엄마를 만나기 전,
이미 꿈에서
엄마의 얼굴을 보았다고.


그 순간
엄마가
자신의 The One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누군가가 들으면
쉽게 믿지 못할 이야기.


그렇게
우리 가족은
쉽게 믿기 어려운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아빠와 엄마는
결혼을 약속한 채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엄마는 서울로,
아빠는 시골로.


지금이라면
전화와 SNS로
서로를 확인할 수 있겠지만


그때는
전화도 자주 하지 못하고
편지로 안부를 전하던 시절이었다.


엄마는
마음이 멀어지는 것 같다고 했고


아빠는
꽃을 사들고
서울로 올라가
프러포즈를 했다.


그리고
엄마를 시골로 데려왔다.


그 시절의 사랑엔

테토도 에겐도

어느 이름도 붙여지지 않았고,


확신과 책임이라는 이름만이

남아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1985년 12월 31일,

둘은 결혼을 했다.









Episode 2. 그런 날






그리고

그 날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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