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탐정 셜록 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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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빛을 굴절시킨다.
겉으로 보이는 물이 깊지 않다고 성급히 들어갔다가는
갑자기 깊어지는 깊이에 낭패를 보게 될 것이다.
물의 깊이는 빛이 들어가는 깊이다.
물이 깊을수록 물빛이 어두울 수밖에 없다.
깊은 물은 흔들림이 없다.
깊은 물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깊은 물은 소리가 없다.
얕은 물은 표면이 반짝반짝거린다.
얕은 물은 바닥이 보이고 물빛이 아름답다.
얕은 물은 물 앞에 서면 그저 첨벙첨벙 소리뿐이다.
깊은 물은 물 앞에 서면 알 수 없는 두려움, 외경심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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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면 얕아 보이는 글도 읽다 보면 깊은 글이 있다.
쉽게 나오는 깊이가 아니다.
30년, 40년의 깊이로 들어간다.
쉽게 읽어서 그 속을 알 수 없고
글을 읽고 오래도록 생각해야 하는 글도 있다.
글이 깊어 빛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미사여구가 반짝반짝하지만
슬쩍 훑어도 첨벙첨벙하는 글도 있다.
글의 본질은 문장이 아니다.
글의 깊이는 사고(思考)의 깊이다.
내면의 사색의 깊이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공감하지 않으면
사고(思考)는 결코 깊어질 수 없다.
공감의 깊이가 곧 사고(思考)의 깊이다.
자신의 글에만 빠져 있으면 생각의 깊이는 딱 거기까지다.
얕은 물도 시원함을 줄 수 있다.
분수처럼 뿜어내면 예쁘기도 하다.
하지만 그 글을 마주할 때
외경심을 느끼게 하지는 않는다.
읽고 나면 몸에 젖은 물기만 남는다.
깊은 글은 두고두고 생각난다.
두려운 마음이 든다.
꿈에서도 나타난다.
평생 잊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