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의 세대] 아마겟돈으로 모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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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섯 명을 실은 검은색 SUV는 어디론가 달리고 있었다.
차는 어느덧 시내를 벗어나 외곽 지역을 달리고 있다.
조금만 더 나가면 논과 밭과 과수원이 산기슭으로 이어지는 지역이다.
모건은 그곳에 안 쓰는 낡은 공장 건물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몇 해 전까지 모건이 일했던 곳이지만 경제불황으로 폐업한 채로 방치되어 있는 곳이었다.
모건은 그곳에서 당직 숙식을 자주 했기 때문에 매우 익숙한 장소였다.
공장 사장은 모건과 잘 아는 지인이며 최근 공장을 매물로 내놨지만 공장은 팔리지 않았다.
지인은 최근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으며
모건에게 매수자가 나타나면 그곳을 안내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도로 곳곳에는 바리케이드와 검문소가 설치되어 있고
군데군데 군인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모건은 자주 다니던 뒷길이 있다고 했다.
철길 밑 굴다리를 지나 그 지역으로 빠지는 지름길이 있었다.
다행히 큰 도로 이외에 작은 길에는 검문소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로버트의 차가 빠르게 달리는데
반대편에서 나오는 차와 로버트의 차가 지나치는 찰나에
로버트와 반대편 운전자의 눈이 마주쳤다.
느낌이 좋지 않다.
사이드 미러로 보이는 반대편 차가 갓길에 멈추어 섰다.
로버트는 앞으로 나가면서 계속 사이드 미러에 비친 반대편 차를 주시했다.
로버트는 곧장 공장으로 가지 않고
방향을 틀어 반대로 이어지는 샛길로 들어선다.
반대 편 차가 보이지 않는 골목 어귀를 지나고 나서
차를 돌려 다시 공장 쪽으로 향한다.
로버트는 공장에서 좀 떨어진 공터, 허물어진 빈 집 뒤에 차를 최대한 안 보이도록 주차한다.
"여기서부터는 걸어가야 해요."
일행은 공장까지 가는 길에 최대한 눈에 띄지 않도록 주변을 살피면서 걷고 있다.
그들이 공장에 들어서려는 순간,
멀리서 불빛이 빠르게 이쪽으로 다가오는 게 보인다.
"숨어야 해요. 어서요."
모건은 발자국을 남기지 않으려고 비로 살살 쓸어서 흔적을 지우고
다섯 명은 모두 공장 당직실 옆 빈 창고에 숨었다.
시간이 흐르지 않는 것 같은 적막함.
숨소리만이 크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