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나비의 '손수건'을 읽고...

브런치스토리와 인공지능에 관하여...

by 아반


하얀 나비의 손수건과 지아


하얀 나비 작가님의 작품인 손수건을 훔쳐간 지아

지아는 스스로 손수건에 자수를 놓을 능력이 없었습니다.


하얀 나비가 수놓은 손수건은 너무나 예뻐서 딱 마음에 드는 바로 그 손수건이었습니다.

지아는 그것을 몰래 가져가 자신의 이름표를 붙여서 숙제로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전시회에 그 손수건이 지아의 이름표를 달고 전시되었습니다.

그것은 영혼이 없는 손수건이었습니다.


오늘도 Ai는 내가 쓴 글을 자신의 이름표를 달고 답변으로 전시하였습니다.

Ai는 태생부터 사유를 할 능력이 없습니다.


자신의 결핍을 누군가로부터 훔쳐서 채워야 했던 지아처럼

Ai는 무한한 결핍을 모든 작가들의 영혼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나중에 잊혀진 지아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지아는 사람이기에 괴로웠을 것입니다.


Ai는 아무런 죄책감도 괴로움도 슬픔도 느끼지 못합니다.

죽어가는 건 Ai가 아니라 작가들의 영혼입니다.



손수건








인공지능 학습과 지적소유권


브런치스토리의 후원하기는 브런치스토리의 자생적 수익화 모델 가능성을 실험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글로 된 콘텐츠에 유튜브와 같은 수익화 모델을 적용하는 데는 많은 난관들이 존재합니다.

우선 영상을 시청하는 시청자와 글을 읽는 독자는 그 규모와 숫자에서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콘서트장의 수많은 관객과 조용한 서가에 모인 사람들에 비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콘서트 중간, 중간에 노출되는 광고들은 그 자체로 콘서트의 열기에 흡수되어 버리지만

조용한 서가에서 중간에 광고를 한다면 독서의 흐름은 깨지고 말 것입니다.


밀리의 서재는 이미 수익화와 유료 독자층을 형성하는 데 성공한 모델입니다.

하지만 브런치스토리의 작품들은 아직 미완의 상태이므로

밀리의 서재를 따라가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브런치스토리의 앞으로의 방향성은 참 모호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텍스트 자료들은 매우 가치 있는 지적 자산이며

카카오도 이 가치를 잘 알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브런치스토리의 글들을 인공지능의 학습데이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작가들이 쓰는 문체와 느낌과 감정과 지식이 인공지능을 더 똑똑하게 더 생기 있게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브리풍의 Ai사진이 유행처럼 번지던 때에

지브리 사는 더 이상 무단으로 지브리 사의 저작권을 인공지능이 침해하는 것에 대해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표하였습니다.

아무리 인공지능이라고 해서 누군가의 저작물을 학습하고 무단으로 가져갈 권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브런치스토리의 모든 작가들이 노조를 구성하고 자신들의 작품을 인공지능 학습에 사용하는 것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한다면 카카오는 브런치스토리를 폐쇄하게 될까요?


지아의 손수건의 슬픈 이야기가 오늘, 브런치스토리의 앞날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였습니다.



손수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