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과 발레 중심으로
모나코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다. 남쪽으로 지중해, 서쪽으로 프랑스 니스, 동쪽으로 이탈리아 국경과 가까운 2㎢짜리 도시국가. 프랑스어를 쓰며 프랑스 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 영토인 몬테카를로 산 일대는 수백년간 그리말디 가문이 소유해왔다. 1861년 프랑스로부터 정식으로 독립한 그리말디 가는 모나코를 세운 뒤, 카지노 사업으로 재정을 마련하고 세금 감면 혜택으로 사업가들을 끌어들이며 성장했다. 우리에겐 선왕 레니에 3세가 그레이스 켈리와 결혼하며 이름이 알려졌다.
모나코는 문화적으로 꽤 단단한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독립 후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를 설계한 샤를 가르니에(Charles Garnier, 1825~1898)를 초청해 1879년 오페라 극장(정확하게는 카지노 안의 오페라 전용홀)을 지었고, 황금 도금으로 가득한 이곳에서 베를리오즈의 오페라 ‘파우스트의 저주’나 푸치니의 ‘라 론디네’ 등 당대 명 작곡가들의 오페라들이 초연되었다.
파리에서 발레 뤼스를 이끌던 디아길레프가 죽자, 발레단은 1931년 발레 뤼스 드 몬테카를로라는 이름으로 모나코에 정착했다. 발레단은 이후 레오나드 마신과 조지 발란신이 명성을 이었다. 그레이스 켈리는 강수진이 졸업한 것으로 잘 알려진 모나코 왕립발레학교를 세우고(1975), 몬테카를로의 봄 축제를 조직(1970)했다.
켈리 사후 모나코 문화예술계 후원은 그 딸이자 현 국왕 알베르 2세의 누나인 카롤린 공주가 이어받았다. 카롤린은 해산한 발레 뤼스를 잇기 위해 1985년 몬테카를로 발레를 창단했으며 1993년 장 크리스토프 마요를 예술감독으로 임명해 발레단 명성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마요의 ‘로미오와 줄리엣’, ‘신데렐라’ 등 셀 수 없는 대표작들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한편 몬테카를로 오페라에는 올해 초 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가 차기 예술감독으로 임명됐다. 축제로는 봄에 몬테카를로의 봄이, 겨울에는 모나코 댄스 포럼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