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남부 : INTRO

by 전윤혜


낮의 바다와 밤의 시장은 언제나 활기찼다. 따뜻하고 넓은 에메랄드빛 물결, 과일주스 가판대에서 무얼 마실까 고민하던 순간들. 푸껫 서해안에 늘어선 리조트들은 휴양객을 반겼으며 구시가에는 땅에 닿을 듯 무거운 전깃줄들이 넘실댔다. 우리는 비수기의 썰렁한 카오락을 사랑해 마지 않았다. 모래사장에 집 지은 꼬마 게들을 관찰하거나 밀려오는 파도에 지지 않으려 서핑하던 일들은 참으로 작고도 소중했다. 노란 알전구들을 두른 야시장의 펍에선 밥 말리와 이글스, 스팅의 음악이 흘렀고, 자본주의에 지친 백인 할아버지들은 젊은 기타리스트의 연주를 들으며 추억을 곱씹었다. 야간열차를 타고 방콕에 올라 도시를 만끽했다. 정돈되었지만 흐트러진 도시의 삶. 낮에는 한껏 경건히 사원을 다니다 밤에는 싸구려 술을 마시고 밤새도록 길거리에서 춤을 췄다. 카오산의 여느 여행자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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