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에서 생긴 동생

니콜라스 이야기 8

by 전윤혜


리디아는 주말마다 남자친구인 올리비에 집에 가서 시간을 보냈다. 혼자인 니콜라스는 종종 집 근처 구멍가게에서 시간을 보냈다. 심심하니까. 주인아저씨와 농담도 하고, 도둑을 감시하기도 하고, 그 집의 미셸과 놀았다. 열세 살 니콜라스보다 두 살 어린 미셸은 주인아줌마의 아들이었다.


미셸의 가정사는 니콜라스 집보다 더 복잡한 것이었다. 그의 집에는 5명의 아이가 있었다. 3명의 남형제와 2명의 여형제였는데, 미셸과 그의 형을 빼고는 아빠가 모두 달랐다. 엄마가 친아빠와 헤어질 때 둘은 엄마를 따라왔다. 구멍가게는 새아빠의 것이었다. 엄마와 새아빠는 미셸과 형에게 방을 하나 구해주고 그곳에서 살라고 했다.


새아빠는 니콜라스에게는 옆집 아저씨처럼 친절했지만 미셸에게는 과하게 엄했다. 특히 미셸이 거짓말을 하는 등 어떤 잘못을 하면 발로 차고 때렸다. 말로는 그가 어렸을 적 ADHD를 겪어서 엄마가 힘들어했다며, 특별한 훈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별한 훈육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당연히 미셸은 새아빠를 피하고 싶어 했다. 그의 친형은 미셸을 신경 쓰지 않았다. 니콜라스는 그에게 두 살 많은 형의 입장으로 어떻게 하면 새아빠의 폭력을 피할 수 있을지 조언해줬다. 그를 챙겨주고 싶었다. 그가 끔찍한 환경에서도 나쁜 기억을 갖지 않도록.


그래서 니콜라스는 주말마다 미셸을 집으로 초대했다. 게임도 하고, 베개도 던지고, 재미로 싸우면서 놀았다. 잠도 같이 잤다. 니콜라스는 미셸이 친동생 같이 느껴졌다. 동생이 있다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부모님을 힘들어하는 미셸에게 다 지나갈 것이라고, 주말 동안만은 나쁜 일은 잊고 그와 지내자고 했다. 열 세살과 열 한살 아이는 서로를 의지했다.


이 년이 흘렀다. 하루는 미셸의 엄마가 니콜라스에게 메일을 보냈다. “너 때문에 미셸이 나쁜 물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화가 났다. 몇 년의 주말 동안, 미셸에게 어떠한 신경을 쓴 적도 없으면서 왜 갑자기 그에게 책임을 묻는 걸까.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이제야 깨달은 걸까? 그렇다면 왜 화살을 니콜라스에게 돌리는가. 지금껏 아들을 집 밖에 방치한 그녀의 행동은 무엇인가.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남을 비난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다 큰 어른이 직접 얘기하지 않고 메일로 어린아이를 혼내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니콜라스는 답장을 썼다. 당신은 끔찍한 엄마라고. 그동안 한 번이라도 나에게 미셸과 잘 있느냐고 물어본 적 있느냐고. 당신이 하지 않은 엄마의 역할을 내가 한 거라고. 그녀를 비난했다. 나쁜 행동을 한지 아닌지 눈으로 직접 본 적도 없으면서, 나쁘다고 어림잡아 이야기하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더 이상 슈퍼에 가지 않았다. 그 후 미셸의 엄마와 새아빠는 미셸 형제를 프랑스에 두고 포르투갈로 떠났다. 형은 혼자 독립해 버렸다. 미셸은 여전히 십 대였고 아무 데도 갈 곳이 없었다. 하늘은 어쩜, 아니, 부모라는 존재가 어쩌면 이렇게 가혹한 것일까. 미셸은 무슨 잘못으로 이 가정에 태어나 이런 일을 겪어야 했을까. 그들의 부모를 과연 어른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런 것이 어른들의 세계라면, 니콜라스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 니콜라스는 몇 번이고 다짐했다. 어른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나는 그런 어른이 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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