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발견, 호기심과 섹스

니콜라스 이야기 9

by 전윤혜


니콜라스의 성적 발견은 이러하다.


때는 유급을 하던 여덟 살이었다. 죽도록 싫었던 유급을 하면서 딱 한 가지 좋았던 일은 레슬리를 만난 것이었다. 레슬리는 예쁘고 귀여웠다. 여자친구의 개념은 아직 없었지만 '이 사람과 같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 하는 자그만 감정이 일었다. 실반과 리디아가 그를 학교에 데려다줄 때 그에게 그랬던 것처럼 레슬리에게도 쪽, 뽀뽀를 했다. 뽀뽀는 중요한 사람에게 하는 것이라 생각했고, 레슬리는 부모님만큼 중요한 사람이었다. 그녀를 통해 그는 자신이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첫 여자친구는 열 살 때 생겼다. 같은 반 사라를 보며 사랑한다는 감정은 이런 걸까? 생각했다. 사라는 니콜라스의 첫 여자친구가 되었다. 밥도 같이 먹고, 손도 잡고, 쉬는 시간에 같이 놀았다. 무슨 할 얘기가 더 남았는지 집에 가서는 집 전화로 안부를 물었고 이따금 초록 액정의 핸드폰으로 서투른 문자를 주고받았다. 둘은 서로의 여자친구, 남자친구가 되면서 연인에 대한 소유욕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뽀뽀도 하고 안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반의 친구가 프렌치 키스를 했다는 영웅담에 서로 질색할 정도로, 아직 그들은 어린아이였고 그 선을 넘지 않고자 했다. 육체적인 터치는 엄격하게 어른의 영역이었다. 9개월 간의 순수한 사랑은 시시하게 끝났다. 긴 여름방학은 어린 감정을 떼어놓기에 충분했고 새 학기는 둘을 완전히 갈라놓았다.


여자에 대한 성적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한 건 중학교에 올라오면서부터다. 때는 바야흐로 열세 살. 니콜라스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엄마와 올리비에, 그의 아들 아드리옹과 리옹에 갔다. 올리비에 아저씨가 리옹의 친구로부터 초대를 받은 것이다. 커다란 성과 정원에서 어른들은 밤새도록 파티를 했고 그들의 아들딸들도 한자리에 모여 십 대끼리 파티를 했다. 다들 성에 눈을 뜰 때였다. 낯선 곳에서 만난 또래는 그런 궁금증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둘러앉은 아이들은 진실 게임을 했다. 질문은 주로 야한 것들이었다. 니콜라스는 여자아이들 중 가장 나이가 많고 성숙했던 마릴로에게 관심이 갔다. 번호를 주고받은 그들은 칸에 돌아와서도 메시지로 진실 게임을 이어갔다. 어떻게 자위를 하는지, 어떻게 하면 흥분되는지 알려줬다. 그는 마릴로와 섹스하는 상상을 했다. 그럴수록 여자의 몸이 더욱 궁금해졌다.


중학교의 친구들은 섹스 경험담이나 관련된 이야기들을 거리낌 없이 했다. 수영장 라커를 지나가다 모범생인 줄로만 알았던 여학생이 어떻게 다리를 벌렸는지 듣게 되거나, 수업 시간에 갑자기 발기된 것을 짝꿍이 보고 그의 사이즈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줄 정도였다. 이걸 참, 개방적이라고 해야 할까. 티비에서도 전라가 나오고, 해변에서도 여성들의 상의 탈의가 종종 있는 프랑스였다. 어른들은 청소년기에 성에 대한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한 일이며, 그걸 잘못되었다거나 위험한 일이라 구분하지 않았다. 대신 아이들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섹스를 올바르게 하는 방법, 피임, 임신, 성병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하려고 했다.


프랑스의 여자 아이들은 생리를 시작하면 피임약을 먹었다. 피임약은 의사 처방전을 받아야 해서 주치의에게 가 상담을 하고 받았다. 피임약을 먹으면 생리를 규칙적으로 하게 된다는 장점도 있지만 혹시나 하는 불안도 줄였다. 이 나라는 콘돔을 사용하는 것보다 여자가 일정한 주기로 매일 먹어야 하는 경구 피임약을 선호했다. 프랑스 학교의 보건실에는 사후 피임약도 있었다. 아이들은 종종 그걸 이용했다.


열네 살 어느 날 같이 다니던 무리의 엠마가 니콜라스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좋아하는 남자아이와 섹스를 했다고. 그런데 어떻게 하는지, 어떤 기분인지 몰라 그 애가 제대로 하는 것인지, 진짜 섹스는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니콜라스 또한 경험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솔직히, 갑자기 찾아온 횡재였다.


학교가 마친 뒤 둘은 엠마 방에서 불을 끄고 누웠다. 아무것도 모르던 니콜라스는 그동안 친구들에게 주워듣고 포르노에서 본 대로 해보려고 했다. 엠마는 불을 켜지 말아달라고 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열심히 노력했지만 불편한 기분만 들었다. 상상 속의 섹스는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었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감히 엠마의 그곳을 만지거나 애무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결국 두 사람의 모험은 성공하지 못했다. 아무리 개방적인 문화 속에 자랐다 해도 그들은 아직은 어렸다. 무엇보다 둘은 사랑하는 사이가 아닌 호기심 많은 친구였을 뿐이다. 니콜라스는 씁쓸했다. 그러나 하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웃기게도 자기보다 그 남자애가 먼저 했다는 사실을 용납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열여덟 살까지, 니콜라스는 진정한 의미의 첫 여자친구가 생길 때까지 섹스를 하지 않았다. 중간에 거쳐간 짧은 여자친구들은 친구에게 떠밀려서, 거절하지 못해서 사귄 것이었다. 몸을 탐색하지도 않았다. 그의 경험에 비추어, 또 단순한 호기심에 섹스를 하는 아이들을 보며, 그는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상하게도 그는 여자에 대한 큰 관심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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