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에 대해 여기 저기 글을 꽤 써왔는데, 그동안은 약간 벽에 혼자 이야기하는 기분일 때가 많았습니다. 저의 글이 아직 많은 분들께 닿지 않아서였지요.
그러다 최근에 제가 오랫동안 명상을 해오고, 명상을 통해 인생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많은 분들과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명상에 대한 대화를 좀 더 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면서 '아, 명상에 대한 기대치가 다르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계속 쓰는 고급 명상 수련이란 표현에 대해 설명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브런치스토리에 지금껏 올린 글들 여기 저기에 드러난 생각을 다시 한 번 정리해서,
제가 지향하는 명상을 이 글에 모아두려 합니다.
저는 20여 년 전 우리나라에 요가 철학을 처음 들여온 1세대 요가 명상 선생님 밑에서, 호흡과 명상을 중시하는 요가를 통해 명상을 처음 접했습니다. 요가 철학에 관한 많은 경전을 직접 번역하셨고, 모 대학에서 강의를 맡아달라고 초청을 했던 분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별다른 상想을 두지 않고, 앉아서 집중하는 방식의 명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어떤 형식으로든 명상과 이어지는 수련을 하다가, 10여 년 전부터 지금의 스승님을 만나 그 밑에서 고급 명상 수련을 하고 있습니다.
제게 명상은 우리가 내면 에너지와 온전한 통합에 이른 상태를 이야기합니다.
칼 융이 말한 Self. 자기와 비슷한 거고, 진짜 통합에 이른 참나를 말하기도 합니다.
어떤 명상이든 방향이 바르다면 내면 에너지와 통합을 이루게 됩니다.
다만 통합이 어느 정도까지 이루어졌느냐에 따라 이런저런 강조점이 다르다고 봅니다.
그럼 제가 말하는 진짜 온전한 통합에 이른 상태가 어느 정도를 말하는지를 말해보겠습니다.
이상적으로는 진짜 온전한 통합에 이른 분은 석가모니일 겁니다.
이 말에 맥이 빠지는 분들도 계실 거고,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계시겠죠.
그런데 그 이후에도, 그리고 우리 시대에도 진짜 온전한 통합에 이른 영적 스승들은 계속 계셨습니다.
저도 종교인이 아니어서 잘 몰랐다가,
지금의 스승님 밑에서 공부하면서 알게 된 분들인데,
조계종의 큰 영적 스승들이셨습니다.
지금은 떠나신 숭산 스님 같은 분들입니다.
조계종에는 지금도 진짜 온전한 통합에 이른 영적 스승들이 계십니다.
그럼 꼭 조계종에만 계실까요? 그건 아닙니다.
그 대답을 하기 전에 다음 질문을 먼저 해야겠습니다.
온전한 통합에 이른 걸 어떻게 확인할까요?
결론적으로 나 자신이 온전한 통합에 이르지 못하면 알 수 없습니다.
문제는 진짜 온전한 통합에 이르지 않고도 자신이 그 경지에 이르렀다고 속는 경우도 많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길을 먼저 간 스승의 확인도 필요합니다.
대승불교에는 그 전통이 있다고 하지요.
이 시대에 살아계신 영적 스승 한 분의 얘기를 더 해볼까요?
온전한 통합에 이른 또 한 분의 영적 스승은 조계종의 진제 스님입니다.
(물론 제가 그걸 알 수는 없고, 스승님을 통해 알게 된 겁니다.)
이 분의 책 ‘마음을 열어 빛을 보다’에도 눈 밝은 선지식의 확인이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럼 다시 아까 질문으로 돌아갈게요.
이 모든 영적 스승들은 조계종에만 계실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의 스승님은 종교와 무관하게 본인의 제자를 가르치십니다.
저도 종교와 무관하게 명상 수행을 하지만, 결과적으로 유불선의 통합을 지향하는 명상을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애초에 유불선의 지혜가 내면이 통합된 결과로 나온 것이거든요.
그럼 저의 스승님은 어떻게 온전한 통합이 된 걸 아냐고요?
이 분도 최종적으로는 10여 년 전 입적하신 조계종의 큰 영적 스승님의 인가를 받으셨습니다.
사실 이렇게 말해도, 그 단계에 가지 않은 우리가 이분들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대신 우리 단계에서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자신만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스승님의 지도 방향을 따라 제가 매번 체험하고 실제로 경험한 것까지만 확신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방향이 동서고금의 오래된 지혜에 모순되는 것이 없어서, 거기까지만 제가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의 단계는 스승의 말씀을 매번 ‘살펴서’ 들어야 합니다.
이건 내 삶을 이끄는 주체로서의 책임이기도 하고,
또 스승이 쓰는 단어가 알고 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단어와 뜻이 다를 때가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말로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저는 명상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모두 내면이 지금보다는 더 높은 차원의 통합을 이루길 원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마음이 모이면 모두 자기 자리에서 조금 더 밝게 빛나고,
세상도 더 밝아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길이 되었든 자신의 인연이 닿는 길을 찾아 함께 더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올리는 글들이 마음에 닿는 지점이 있다면,
그건 우리도 인연이 있다는 거겠지요.
그럼 모두 더 높은 차원의 통합이라는 이번 생의 숙제를 열심히 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