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글에서 여러 번 강조했듯이, 나는 불안, 공포, 분노 같은 불편한 감정을 다루는 데 메타인지적 접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때가 있다고 본다. 감정이 인지적으로 알아차리는 차원이 아니라 신경계 반응으로 나타나는 순간에는, 이해하고 해석하는 과정만으로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것은 개인적 경험에 기반한 관찰이다.
20년 이상의 명상과 10년의 태극권 수련을 통해 인터로셉션 훈련을 해 오면서, 불편한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 신경계 차원에서 즉각적인 안정화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동시에 이 과정을 통해 메타인지 중심 접근의 한계를 체감하게 되었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이해하는 일은 분명 중요하지만, 신경계 수준의 안정이 동반되지 않으면 ‘이해’와 ‘조절’ 사이에 간극이 남는다. 머리로는 알지만 감정은 계속 반응하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때로는 분노를 인지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긴장을 오래 유지시키고, 반응을 더 강하게 체감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래서 계속 신경계 안정 훈련을 함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신경계 안정 훈련은 이미 지난 글, 중심에 튜브 연결을 강화하는 방법에서 다 설명했다. 나는 그 방법을 태극권과 명상 수행을 통해 알게 됐지만, 특정 수행 목표를 따르기보다는, 그 안에 작동하던 원리만을 추출해 일상 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정리한 것이다.
나는 리듬정렬™을 불편한 감정을 통과하는 순간에도 신경계의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보편적 삶의 기술로 소개하고 있다. 다만, 내가 해냈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다는 말을 하기에는 조심스럽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하지만, 적용할 수 있는 순간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에서 오늘은 치유와 리듬정렬™의 시간축 차이를 구분한다. 선택의 기준점은 신경계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냐의 유무다. 감당할 수 없는 경험이라면 직면보다 우회를 택해야 하고, 아주 작은 경험들을 통해 안정화 경험을 쌓아야 한다. 이미 감정에 압도되어 일상 기능이 무너진 상태라면 치료가 필요한 영역이고, 그때는 의료적 개입이 우선되어야 한다.
반대로, 신경계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 들어온 문제와 감정은 정면으로 통과되어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서만 신경계 차원의 각인이 마무리되고 삶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나는 ‘통과하는 순간’을 기준으로 리듬정렬™과 일반 치유 모델을 구분한다.
그리고 자신의 신경계 상태에 맞게 두 방식을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리듬정렬™은 회복이 아니라 ‘통과’를 다룬다.
치유가 지나간 뒤를 다룬다면, 리듬정렬은 지나가는 중을 다룬다.
리듬정렬은 문제가 끝난 뒤의 회복이 아니라, 문제가 진행되는 동안 무너지지 않는 방법을 다룬다.
그 방법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중심에 튜브를 연결한 상태를 유지하고, 메타인지 능력을 함께 갖추는 것이다.
치유 모델은 손상 이후 조절 능력을 회복하고 안전한 범위로 돌아오는 과정을 돕는다.
이에 비해 리듬정렬은 강한 반응을 통과하는 동안 조절 능력이 무너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과정을 다룬다.
따라서 두 접근은 서로를 대체하는 관계가 아니라 시간축이 다른 방법이다.
치유는 무너진 뒤의 회복을 돕고, 리듬정렬™ 무너지지 않고 통과하는 것을 돕는다.
자신의 신경계 상태에 맞게 두 방식을 구분해 활용할 수 있다면 삶은 더 지속가능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