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게

by 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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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바다야

오늘도 너를 만나러 왔어.

오늘도 너는 바위를 향해 돌진하며 몸을 부서뜨리고 있구나.

소금기 가득 베인 몸으로 쉴세 없이 온 힘을 다해 철썩이는 너.

가끔 거칠게 너를 몰아가는 거센 바람이 얄밉기도 해.

그렇지만 사람들은 아무도 왜 파다가 철썩이는지 궁금해하지 않아.

그저 바다는 철썩여야 하는 거니까. 그래왔고 그래야 하고 그러고 있는 거니까.

그런 너는 어떤 마음으로 바위에 부셔질까

가끔 상상을 해 봐.

있지. 나도 내 심장이 왜 계속 뛰는 걸까 궁금할 때가 있거든.

끊임없이 들썩거리는 내 숨에 귀를 기울일 때면 바다 너의 심정을 조금 이해할 것 같기도 해.

그렇게 우리는 의미가 필요한 것들은 의미를 두지 않고

의미가 필요 없는 것들은 의미를 두고 살아가는 것 같아.

오늘 나는 한참을 네가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며 걸어갔어.

그 소리는 나를 먹먹하게 하기도 하고 황홀하게 해주기도 했어.

내가 쉬는 한줌의 숨이, 내가 움직이는 사소한 행동이,

어제와 오늘로 이어지는 진부한 발걸음과 나날들이

그저 파도에 부서지는 행위 같지만 그렇다고 아름답지 않은 건 아니니까.

그래서 너를 보며 나도 온 힘을 다해 바위에 내 몸을 던져 보려해.

그러니 나의 근심과 한숨과 고뇌와 불행들을 여기에 두고 갈게.

저 큰 바위를 향해 힘껏 던져 주길 바라.

그리고 내 심장에서 쿵쿵대는 소리가 들릴 때면 언제나 너를 떠올릴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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