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일상 이야기
남편은 데이터 분석가이다. 명석한 두뇌와 냉철한 사고의 소유자이다. 남편의 직속상관은 영국사람이지만, 캐나다에서 자랐으며, 지금은 독일 기업의 해드이다. 남편과 함께 일하고 있는 팀원들이 있다. 팀원들은 독일사람들, 프랑스 사람등등으로 이루어졌다. 이 독일 기업이 스웨덴 기업으로 합병이 되면서, 일적인 분야를 조금 넓혀가고 있는 듯 했다. 다만, 결국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을 해야 하게 된상황덕에 우여곡절도 겪고 있다.
남편을 뽑은 직속상사인 영국사람은 그야말로 영국 신사이다. 냉철하지만, 공손한말로 핵심을 꿰뚫는다. 지금은 남편이 모든 업무를 영어로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3년반 전까지만 해도 부족한 영어 실력이었다. 처음 독일에 와서 일을 하며, 영국사람이 이렇게 물었다고 했다.
" 넌 니 영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니 ?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문제가 없니? 니 영어를 위해서 내가 어떤것을 지원해 주면 되겠니?
충청도에서 태어나 , 서울에서 내내 살았던 장남 우리 남편. 이 공손한 말투를 들으며 생각했다고 했다. 그리고 어떤 의도로 물어보는 것인지 알고, 순간 당황했다고 한다. 비난이 없는 공손한 말투였으나, '아, 내영어 실력이 형편 없구나 '를 질문 하나로 깨닭은 남편. 그이후, 늘 그렇듯 정말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며, 스스로의 영어 실력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숫자로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고, 프리젠 테이션을 해야한다. 또한 팀원들을 위해 월급의 인상폭까지 조율하기위해 끊임없이 영국신사와 대화를 해야하는 남편은 상대방에 딱 맞는 영어적 표현을 쓰기위해 대단히 공을 기울이고 있다. 스스로를 끊임없이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는 남편의 그 부분은 늘 존경스럽다.
그러던 어느날 자택근무를 하던 남편의 목소리가 조금 높아졌다. 업무를 하면서 문화적인 차이에 대한 고심은 늘 있어 왔다. 그럴때마다, 남편과 나는 한국의 기업문화를 독일과 비교하며 이야기를 하곤 했다. 얼마전 새로 들어온 팀원은 정치를 꽤 잘하는 독일 사람이라고 했다. 덕분에 이런저런 잡음이 좀 나는 듯 했다. 남편에게 프로모션(승진)을 요구을 했지만, 남편 선에서 거절했다고 한다. 성실함으로 보여지는 실질적인 성과가 없다는 것이 남편의 판단이었다. 그 이후로 이 사람의 태도가 삐딱하다. 남편과 일대일 미팅때마다, 딴청을 피우고 바쁘다며 남편과 대화를 할 의향이 없다는 것을 애둘러 보여줬다. (이부분은, 한국사람들에게는 간접적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그사람의 진심은 말이 아닌 행동에서 나옴으로 유니버셜하게, 남편과 대화할 마음이 없다는것에 한표가 아닌가 싶다 ) 그럼에도, 남편은 그럴때마다, 공손하게 대우했다.
"바쁜가보구나, 그럼 다음에 이야기 하자. "
그러면,
" 오 짧아서 좋네, "
라고 대답했다고 했다.
1:1 미팅은 업무적인 것을 교환하는 두사람만의 미팅이어서 서로의 시간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나의 상식적인 마인드다). 미리 잡아 놓은 약속에 매번 그런 취급을 당하는 남편이 하루는 작정하고 이야기를 한 모냥이었다.
" 서로의 시간을 들여 하는미팅인데, 니가 매번 딴청을 하고 바쁘다고 하니, 너는 이 미팅이 필요없다고 느끼는 거니? "
남편이 물어보니, 그 사람이 당당하게 대답한다.
" 그런게 아니라, 내가 업무로 너무 바뻐서 그래, 해야할일이 너무 많아."
" 그부분은 이해하지만, 이미 정해진 미팅이고 서로의 시간을 쓰는 일인데, 최소한 너의 상황에 대해 나에게 설명하는게 좋지 않을까? '바쁘니까 다음번에 미팅을 잡는게 어떻겠냐고' 그게 그렇게 시간이 걸리는 일도 아니고, 나에게 설명을 하면 되는데, 그게 최소한의 예의 아니겠니? "
라고 물어보니, 그사람이 또 대답한다
" 그럼 니가 나한테 물어보면 되쟎어, 그리고 내가 왜 너한테 이런 지적을 들어야 하는지 나에게 설명해 줄수 있을까 ?"
남편이 빡이친 순간이라고 했다. 차분하지만, 존중이 없는 태도로 일관하는 이 독일놈을 어떻게 해야하나, 그러나 냉철한 판단의 소유자 우리남편 . 독일에 10년이상 일하며 지금은 독일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한 형님에게 들은 조언을 떠올렸다.
' 독일기업에서는 계급이 중요한 사회이다. 설득할떄 니가 윗사람이라는것을 보여줘야 할떄가 있어 '
남편이 다시 이야기 했다.
" 난 내 직속 상사(영국신사)에게 너의 프로모션에 대해 논의하고 결정해야 되는 사람이야. 그래서 오늘 이대화가 너무 중요해. 그런데 니가 보여준 태도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태도에, 나의 시간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 듯한 태도야 "
그 남자가 다시한번 차분하게 말한다
" 왜 이게 ,너에대한 존중을 하지 않는 태도라고 이야기 하는건지 설명해 주겠니? "
앗 이런!! 듣는 내내 빡이 친다. 아니 남편은 오히려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어떻게 저렇게 차분한 태도로 나에게 자기가 왜 혼나야 하는지 설명해 달라고 하는거지? 한국이었으면, 앗 죄송합니다 , 라고 끝날 대화인데. 자기의 행동이 왜 존중을 보이지 않는 태도인지 설명해 달라는 이 질문은 상사과 부하직원과의 대화에서 이루어질수 있는 질문이었나? 이제 남편도 뭐가 맞는건지 헤깔린다고 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우리아이들에 대한 생각이 스친다. 학교 성적의 40퍼센트가 발표이다.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독일인들 사이에서 우리아들 딸은 늘 난감하다고 했다. 나를 건강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감정이 담기지 않고, 담백하게 자신을 방어한다는 것은 자신을 위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또한 코리안인 나에게는 얼마나 빡칠 일인가? 나를 위한 대화인가 , 상대방을 위한 대화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