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토끼가 낳은 알은 어디로??

독일일상 에세이

by 소시지


한국이 시험기간이라, 일요일 오전이지만 수업이 2개 정도 있었다.

끝나고 나와보니, 둘째가 본인이 만든 카드를 들고 기다리느라, 목이 반쯤 빠져있었다.

본인이 만든 예쁜 카드에 본인이 만든 미니 달걀을 숨긴 지도를 그려두고

엄마아빠 얼른 찾으라며, 재촉한다.

집이 좁아, 꽤 쉬운 미션인 듯 보였으나, 달걀의 크기가 이 미션의 숨은 복병이었다.

작디작은 손톱만큼 작은 초미니 달걀을 찾은 후, 드디어 아이들이 기다리던 에그헌팅을 시작했다.

남편과 나는 진짜달걀 4개 그리고 작은 초콜릿달걀 13개를 집안 곳곳에 숨겨놓았다.

큰아이는 이제 조금 컸다고, 큰 집착은 보이지 않는다.

매우 의욕적인 둘째가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숨겨진 초콜릿 달걀을 잘도 찾는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찾는 동생을 보더니, 결국 승부욕에 불탄 첫째가

온 집안을 쿵쿵거리며 돌아다니더니, 어느새 큰 달걀 3개를 찾았다.

잘 찾던 둘째는 오빠가 속도를 내자 초조해진 마음에 힌트를 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이제 초콜릿 달걀하나가 남은 상황!

아빠가 숨겨놓은 달걀하나가 남았다.

둘째 눈높이에는 너무 높은 달걀하나가 오빠 눈에 띄였다.

마지막 달걀이 오빠차지가 되었다.

키가 또래보다 작은 둘째는 아빠 밉다며, 결국 둘째는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데자뷔를 겪는 듯하다.

요 며칠 동안은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아,

산책을 나갈 수 없었는데 오늘은 3시부터 해가 들기 시작해서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문밖을 나갔는데, 작은 선물이 문 앞에 있었다.

머리 잘라주어서, 고맙다는 작은 메모와 함께 있는 라우라가 놓은 부활절 초콜릿선물이었다.

둘째는 본인은 운이 좋은 것 같다며, 다시 환한 웃음기 있는 얼굴로 돌아왔다.


둘째가 7살 즈음 나에게 했던 절대 뇌리에서 잊히지 않는 말이 있었다.


‘엄마는 감정의 마법사 같아 ‘


마법사라는 말에는 앞에 무엇이 오느냐에 따라 답지 않게 생각보다 많은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닭는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생각한 단점에 대해 처음 들어보는 아름다운 수식어였다.

물려줘야 하나 싶다.


햇살이 내리쬔다.

아름다웠고, 따사로웠고, 성별이 다른 연년생의 매번 똑같은 패턴의 말싸움으로

조금 시끄러운 길이었지만

호수 근처 오리들은 돌잔치 중이었고,

오랜만에 나온 햇살을 쬐러 온 사람들로 붐비었다.

한 시간 반정도 걷다 집으로 들어왔다.

오는 길에 사 온 독일에서 찾기 쉽지 않은 매우 달달한 시나몬 빵을

나눠 먹고 각자의 활동으로 돌아가며

부활절 연휴의 두 번째 날이 마무리가 되는 것 같다.

어떠한 자극도 없는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소소한 휴일이 말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첫째 아들 반에 이브가 전학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