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걸려온 부모님 호출

독일 일상 에세이

by 소시지

지난 금요일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친구에게 머리를 맞아서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좀처럼 울지 않는 아이인데, 남편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학교에서 부모님을 호출했다며, 학교로 바로 와야 된다고 했다.

우리는 부리나케 옷을 챙겨 학교로 향했다.

지난주부터 하루에 몇 차례나 내린 비였는데, 우산도 챙기지 않고, 급하게 나오느라 오는 비를

그대로 맞으며 학교로 갔다.

감정이라는 건 느껴지지 않았고, 만약 우리를 이방인 취급하고 학교에서 우리 편을 들어주지 않으면

어떻게 싸워야 할까 라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만약 그런 상황이면, 만약 그들이 우리 아들의 인격을 자국민처럼

소중하게 다루어주지 않는다면 난 그냥 이 나라를 미련 없이 떠라리라 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정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가 쌓아온 3년의 세월을 단칼에 접으리라.

난 계속 선을 긋고 있었다. 너희들과 우리들로.


교무실에 도착하니, 학년 책임자와 담임선생님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맞이했고

그 앞에 우리 아들은 머리에 얼음주머니를 대고 얼굴이 퉁퉁 부운채 앉아있었다.

아들을 살폈고 꼭 안아주며, 괜찮냐고 물어보았다.

아들이 괜찮다고, 그냥 머리가 좀 아프다고 했다.


아들의 반에 새로 전반을 온 이브라는 친구와 아들의 친구가 시비가 붙어서

그만하라고 말리는 아들을 이브가 공격을 했고, 머리채를 잡아 아래로 당긴 다음

무릎으로 머리를 수차례 가격했다고.

난생처음 겪는 일에 아들이 그만하라고 외쳤지만, 아들이 쓰러질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고 했다.

선생님이 와서 상황이 종료되었고,

각도상 얼굴이나 코를 맞을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 머리를 가격 당해 피가 나거나 크게 다친 곳은 없었다.


분명히 책임자는 이 상황에 대해 너무 유감이며,

학교 측에서도 단계적으로 일을 해결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우리 편에 있다고 이야기해 주었고,

담임선생님도 정말 너무 충격적이라는 말과 함께

이런 일을 겪게 해서 너무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남편의 태도는 누그러지지 않았다.

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고,

책임자의 이름을 여러 차례 물어보며, 경찰에 이 상황을 알리고 협조를 구해도 되겠냐고 물었다.

그리고 학교에서 해결하는 절차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상세히 그러나

대단히 공격적인 어조로 물어보았다.

말투는 공격적이었고,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도와주려는 학교 측을 조금은 적대적으로 몰고 있는 상황이 조금 걱정되기도 했지만,

너무도 이해되는 남편의 감정에 안쓰러움이 밀려와 말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결국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다만, 난 걱정해 주시는 담임선생님께 감사함을

책임자분께는 조금 부드러운 말투로 학교의 적절한 조치를 믿고 있겠다는 이야기를

덧붙였을 뿐이다.


집으로 어떻게 돌아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다만 아들이 너무 안쓰러워 팔을 계속 쓸어주었던것 같다.

아들은 괜찮다고 했다. 별거 아니라고.


집으로 돌아와서 조금 지나자,

반 아이들에게 돌아가며 안부를 묻기 위해 전화가 왔다.

한 명, 두 명, 세명, 네 명, 전화벨이 끊임없이 울렸다.

아들은 친구들의 응원에 표정이 점점 밝아졌다.

자기를 걱정하는 친구들이 이렇게나 많다며

밝은 표정에 뿌듯함이 더해졌다.


새로 온 아이로 인해 초토화된 반에서

자기네 나름대로 결속력이라는 게 더 생긴 듯하다.

그렇지 어두운 일엔 늘 밝음도 함께 하는 법이었지.


아들은 내일은 본인이 만든 물개 농구단 모임도 있다고 했다.

아들이 만들었다며 보여준 로고에 아들이 그대로 박혀있는 듯하여

피식 웃음이 났다.

물개 농구단이라니..

물개 농구단이라니..

아둘이 스스로 만들어 아이들을 모은 물개 농구 단이라니..

글을 쓰며 왠지 눈시울이 축축해져

축축한 바깥풍경을 그저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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