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네번째 앞자리가 바뀌어 된 나이 마흔.
특별할 줄 알았던 마흔은 의외로 아무렇지 않았고 내가 지금 마흔이 되긴했나? 하며 아직도 30대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일상을 살고 있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멈추지않고 척척 다가오고 있는 노후에 대한 걱정이 스믈스믈 들고 있다.
인스타나 커뮤니티 글을 보면 남들은 몇억씩 척척 모은거 같던데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는 둘째치더라도 그런 글을 보면 쥐꼬리만한 돈으로 살고 있는 내가 한심하기도 하고 점점 더 불안해 지는게 사실인지라 더 늦기 전에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머리를 열심히 굴려보지만 이렇다할 대책도 없는 현실.
코로나를 기점으로 몇년을 ‘그래도 난 직장을 다니고 있으니까.’ 라는 작은 위로로 대충 살아가던 어느날, 이렇게 살다가 내가 20대때 어영부영 시간 보내기만 해서 30대를 남들보다 고생했던 것 처럼 지금 대충 보내면 50대가 또 힘들어 지는 건 아닌가? 이제 그만 엉덩이 털고 일어나서 뭐라도 해야겠다. 하고 뭘 해볼까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나이가 들면 들수록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생활이 좋지 않나? 하여 공시 준비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공시라는게 20대 젊은 친구들이나 하는거 아닌가? 아무리 나이제한이 없지만 이제와서 과연 내가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할 수는 있나? 당장 어제 점심 메뉴 이름도 잘 기억 안나서 그거 있잖아 그거. 라고 말하는 내가. 학교때도 대단한 공부소질이 없었는데 나이 마흔에 다시 수험생이라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하는 질문을 수도 없이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그렇게 부정적인 질문만 던지다 문득 대학생때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대학교 3학년, 그때도 졸업하면 뭘 해야하나 지금과 똑같은 고민을 하며 찾아보다 고시공부를 준비해볼까 했었는데 이것저것 알아보고 준비하다가 이게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의 공부가 맞나? 이거 준비하려면 최소 몇년은 매달려야 할텐데 그러다 안되면 그 뒤엔 나이만 먹고 어쩌지? 하는 막연한 두려움에 겁먹고 포기했었던 기억.
그리고 더 나이가 들고 난 뒤에 그때 도전이라도 해볼걸 하며 후회한 기억.
또 똑같은 후회를 반복하지 말자. 이번엔 안되도 시도라도 해봐야겠다. 어쨌든 난 지금 직장을 다니고 있으니까.
그리고 호기롭게 시작한 공시공부이지만 역시 나이 마흔에 직장다니며 하는 공시는 쉽지가 않다. 게다가 9급도 아닌 7급을 준비하고 있으니까.
그렇다고 손 놓을 수도 없는 건 오늘도 우리집에 상주해 있는 밉살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고양이 두녀석이 야옹거리며 간식 달라고 졸졸 따라다니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녀석들을 무지개다리 건널때까지 먹여 살리려면 엄마가 오래오래 직장 생활을 해야 할테니까.
마흔, 공부는 안되지만 고양이는 잘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