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드디어 은퇴가 눈 앞에

회사의 명퇴 실시 공식 발표

by 퇴사자

업계의 타사가 매해 명퇴를 실시하는데 반해 내가 재직했던 회사는 특수한 사정이 있는 해에만 실시해서 언제 그 기회가 올지 모르지만 많은 대기수요가 있었다.


2021년도에 본사의 전략에 따라 22년에 명퇴가 실시된다고 공식적인 발표가 있었다. 문제는 내가 소속된 부서가 폐쇄되는 사업에 해당되지 않아, 내가 명퇴에 지원가능한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았다. 결국 우리 부서원은 무성한 썰에 기대어 우여곡절을 거쳐 최종 단계에서 승인을 받게 되었다.


회사 내의 분위기 대세는 이번에 나가자인데 정작 가족들은 당장 목돈을 받기보다는 안정적 직장이라는 방패 속에 머물기를 바랬다. 어차피 내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일이라 가족과의 이 주제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피하려 했다.


원활한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계약직으로 전환해 약간의 추가 근무를 한 후 2022년 나는 비로소 퇴사자가 되었다.

22년 강릉 짜이지엔.jpg 강릉. 회사 바이 짜이찌엔

우리 부서는 갈등이 없어서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어떤 부서는 나가는 사람과 남는 사람 간의 골이 깊어지고 나갈지와 남을지에 대해 팀원 간에 대화를 나누지도 못하는 험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어차피 각자 행복을 위해 판단하는데 남의 뭐라할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부서는 기존에 오래 근무한 직원은 대부분 명퇴로 퇴사하게 되어 폐쇄되는 사업부의 직원들이 우리 부서로 지원하여 이동했다. 이미 그리될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혹시 나같은 전문가가 없어서 예전만큼 잘 굴러가려나 하는 약간의 걱정도 있었지만, 오래 근무한 직원들보다 새로온 직원들이 더 열정적으로 일해서 결론적으로는 내가 떠난 부서는 더욱더 잘 굴러가고 있음을 최근 확인했다.


여러분이 회사를 떠나도 회사는 너무 잘 굴러가니, 심지어 더 잘되기도 하니 회사 걱정은 뒤로 하고 개인이 원한다면 회사를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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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오래 전부터 서울에 집사라거나 구글(알파벳)을 사라거나 하는 귀인들이 몇명 있었지만 나는 뭐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도 스트레스에 치여 돈 굴리는 것 보다는 쓸 궁리를 하며 살았던 것 같다.


내가 미국 주식이나 한국 배당주에 꾸준히 투자를 잘해서 은퇴를 하게 된 것이 아니라, 명퇴금과 퇴직금 믿고 은퇴한 거라 무슨 비법을 알려줄 것은 없다. 단지 생활비를 직딩 때보다 현격히 줄이고 시간을 온전히 날 위해 쓰겠다는 것이 나의 방식이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은퇴한 한 유투버는 국내 배당주 위주로 투자하며 계좌를 늘 공개하는 분인데, 당시 미국으로 가자는 분위기여서 저분은 왜 안 움직일까 했으나 얼마전에 공개한 계좌를 보니 엄청나게 자산이 늘어 있었다. 비교가 되면 내가 무능하게 느껴질 때도 있으나 금방 잊는다.


그나마 원래 살던 동네에서 층간소음이 심해 심각한 고통을 겪은 후 부동산 투기성향이 짙은 지인의 추천으로 아파트를 하나 마련하긴 했다. 그때는 나름 좋은 투자라 생각했는데 지나고 나니 망인듯 하다. 매수 후 한 몇년은 부동산에 관심을 가졌는데 그것도 곧 시들해졌다. 강남 집값 오르는 뉴스 보면 역시 후회도 되고 속도 쓰리지만 백수라 대출도 얼마 안될거고 그냥 포기하고 살고 있다.

2023 우유니.jpg 2024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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