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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찌그러진 우주

회생이 가능할까요?

by Noname

살다보면 경솔한 선택을 반복하는 경우가 생긴다.

(높은확률로 생리전 증후군과 겹치고)



깊은 내면에서는 아니라고 하는데, 그러지 말라고 하는데


무언가에 홀린듯이 두려움이나 탐욕이 눈에 씌여져서 상황을 이상하게 몰아간다.




왜그랬을까? 생각해도 소용없다.


정신을 차렸을땐 이미 엎질러진 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겁을 먹을 정도로, 좋아했던 건가요?"



나의 찌그러진 우주에서는



1. 내가 너무 좋아하고 사랑해 마지않는 누군가가 어느날 갑자기 떠나거나 죽는 일이 세팅되어있다.


다른 어떤게 두려운게 아니라 너무 행복하고 안정감이 들때, 마음을 놓을때 꼭 그렇게 세상이 무너져내리는 일이 생긴다.


나의 평화와 나의 행복이 불안과 두려움을 자아내는 상황이라니

결국 그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다.


그러니 뭘 제대로 연애나 할 수 있겠나. 차라리 언젠가 떠날거라는 전제가 있는 편이 안정적이랄까.

갑작스런 충격보다는 예상된 결말이 안정감을 준다.


슬픔을 일시상환할 것인가, 슬픔과 행복을 균등상환할 것인가


하드코딩할 수 있는 방법을 아무리 찾아도 찾아지지가 않는다.

그 압박감을 내가 견디더라도 상대방이 견디지 못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2. 내가 도움을 청하거나 기대는 일은 타인의 냉정함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이 미필적 고의이든, 도움을 받는 회로가 끊겨있다.

그건 아주 어린 시절부터 세팅되어 있는 회로라서 재생을 시키려면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나조차도 나를 돕지 않는다.




나의 찌그러진 우주에서 그러려니 하고 살아야하는게 나의 숙명일까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있어 선택할 수 있다는데,

역시 최면이라도 받아야할 것 같다.



일주일전부터 골프레슨이 어프로치로 바뀌었다.

(자금난이지만 회사 자기계발비는 이런 용도로 밖에 사용할 수 없는 웃픈 상황이다.)


선생님께서 나의 스윙을 보시더니,


치던 중간에 이미 아니라고 마음에서 결정내려버리면 끝까지 치지 않고 중간에, 그 짧은 찰나에 3초도 안되는 그 순간에 포기를 해버린다고 하셨다.



결과는 알 수 없으니 끝까지 치셔야해요.


안 될거라고, 겁을 먹고 중간에 포기한다.

그 느낌을 나는 알고 있다.

심장이 툭하고 떨어져 몸에서 힘이 빠지고 지독한 매연으로 명치부터 뒤덮히는 느낌.


어쩌면 무력감.


"안 되겠구나." 지레 겁먹고 포기한다.



이 찌그러진 우주를 펼수도 있지 않을까?


결과는 알 수 없으니까.


포기하지 말자. 끝까지. 해보자.


그러나 나는 여전히 경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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