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의 꿈은 짬뽕집 사장님

by Noname

블로그에 아주 오래된 오늘 날짜의 글을 봤는데,

남동생이 덮밥을 만든 후, 김으로 하트를 만들어 차려준 밥 사진이었다.


남동생은 종종 서울에 올때면 여동생과 내가 사는 곳에 와서 자고 가면서

온갖 맛있는 것들을 만들어주고 가곤 했다.


그런데 그걸 또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네.


그러고보면 서로 사랑한다는 말도 잘하는 사이이다.

그러니 지난번 언젠가 시골에 내려갔을때

엄마 친구분이 목격하신 '목을 빼고 기다리던'사람이 애인이 아니라 큰누나였다는것쯤은 어색한 일도 아니다.


언젠가 술을 마시고 내게 앉아보라고 하는데 '술 깨고 이야기해라.'했던게 어쩐지 맘에 걸린다.


그때가 아니어도 서로 할말은 하지만

뭔가 속상했으니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10년이 훨씬 지나서야 하게 되다니.


남동생은 짬뽕을 좋아해서 어릴 때 꿈이 짬뽕집 사장님이 되는거였다.

지금은 엄마와 다른 음식을 하는 사장님이 되었지만,

언제나 나는 남동생이 좋아하는 요리를 하기를 늘 응원했었다.


남동생 이름 역시 내가 9살 때 지어준 이름이다.

어찌나 예쁘고, 귀여운지 말썽을 부려도 미워할 수 없는 그런 아이였는데,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꼭 행복하고 소중한 기억만 골라서 잊어버리는 나의 안타까운 기억력 덕분에

이렇게 소중한 기억들을 잊게 되곤한다.


그러고는 우리가 어떤 사이였는지, 어떤 감정을 교류해는지조차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곤한다.


하여튼 지난 날을 상기시켜주는 이런 시스템이 없었다면 나는 어쩔 뻔했나 싶다.


내가 누구였었는지도 잊어버린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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