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겠다.
사실 잘 싸우지도 않고, 싸울 일도 없다.
마지막으로 싸웠던 기억이라면 2018년도에 병문안을 오기로 했던 남자사람친구에게 몸이 너무 좋지 않아서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가 심각하게 싸우고 6개월 동안 연락을 끊었었던 기억이랄까.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픈 사람 병문안 오는건데 아프다고 오지말라고 한게 좀 이상하긴 한것 같다. 물론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그런건데도...)
이성관계에서는 싸웠던 적이 없다. 적어도 35살 이후로는
헤어지면 되니까.
굳이 싸워야 하나?
감정 낭비,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
회피형이 아닌 줄 알았는데 회피형이었다.
굳이 지금까지 서로 살아온 삶이 있는데 고친다고 노력한다 해도 둘 중 하나는 애써 노력하다 지쳐 나가떨어질 텐데,
그걸 굳이 서로 싸우고, 맞추고, 굳이 사과까지 해가며 관계를 유지할 이유를 찾기엔 그냥 그 정도의 관계뿐이었거나 사랑이 아니었다는 증거가 될 뿐이다.
아니 사실 이성관계만이 아니다. 친구관계도 그랬다.
굳이 싸우려들지 않았다.
싸웠어야 했을까?
굳이 그러고 싶진 않았다.
이미 그전에 너무도 많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나에게 저런 말을 하고, 저런 행동을 하는지 머릿속에 물음표가 산더미같이 쌓이고 넘칠 때까지 그저 아니라고 믿으면서 서로의 관계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과 애틋함만 가져가고 싶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물어봤어야 하는데, 묻지 않았다.
싸움이 될까 봐, 아니 그보다는 내가 그 대답으로 인해서 상처받을까 봐.
그러나 이미 여러 번 좋은 말로 이야기를 해보고, 은연중 상처 입었음을 말한 적도 있다.
그리고 이미 여러 번 수도 없이 잘못이 없음에도 사과를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나는
지독한 회피형 인간이 맞는 것 같다.
대체 왜 너희가 나보다 더 화를 냈던 걸까?
싸웠어야 했던 걸까?
물집은 터져야 빨리 낫는 걸까.
그냥 그대로 둬서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