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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없는 나를 인정하고 놓아줘

압박하지말아야지

by Noname

스스로에 대한 기준이 높아서 늘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이래야한다, 저래야한다 어떤 기준을 정해놓고 늘 스스로를 다그친다.

그렇게 스스로를 통제하고 다그치다보면 어느 순간 '억눌린 자아'가 무기력함에 분노하여 밖으로 표출된다.


아무 생각이 없이 지낼 땐 아무렇지 않게 지나갈 일들이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아 다그치고 압박을 가하다보면 꽤나 신경질적이 되어 있다.


역시나 나는 너무 예민하달까


그럴땐 꼭 귀에 이명이 들리고 있다.


'감정기복'


당연히 피로도가 높고, 예민함이 극에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래도 스스로 누군가에게 공격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타인의 의도를 좋게 해석하지 못한다.

그런데 또 그도 그럴 것이 타인의 의도를 좋게 해석하고 감사히 여기다가 여러번 타겟이 되었었기 때문에


이쯤되면 그저 타인에게는 아무런 의도가 없다고 생각하고, 모든걸 건조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참다참다 바스라져버렸네.


낮에 참다 못해 혼잣말로 내뱉은 욕한마디를 생각하며

바쁜 중에 잠시라도 틈이 나면 자책하고, 부끄러워하고, 내가 가장 못된 인간이다. 남 얘기나 블로그에 쓰는 나도 똑같은 인간이다. 비난질을 하며 그러지 말라고 스스로를 통제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했다.


그런데 이런 나를 타이르시는 부장님이시라니.


'타인에 대한 기대를 낮춰. 감정을 드러내는건 본인에게 불리해.'


아. 역시 내가 그랬구나.


친절하지 않아도 되니 너무 감정을 드러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벌써 20년은 해오고 있는데,

(10대 때에는 늘상 기분이 나빴고, 까칠했고, 퉁명스러웠다.)



차라리 10대 때 한결같이 퉁명스럽고, 까칠한 모습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왜 또 좋아하는 사람들만 만나면 강아지가 되냔말이지.


이쯤되면 그냥 내가 이정도의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야하는데

그게 또 그렇게 어렵다.


기필코 나를 바꾸고, 통제하고 싶다.


집에 와서 설거지를 하다가 또 부끄러워서 '부끄러워!!'하고 혼잣말을 하다가,

아 혼잣말도 이제 하지 말아야지. 나는 왜 이모양일까.



하다가, 제발 이제 나를 좀 놓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편없는 나를 인정해. 제발

제발 그냥 좀 내버려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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