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너무 많았고, 기준이 너무 높았다
거의 13년 정도인거 같다.
대중매체와 연을 끊은 것도 그 정도이고
음주가무와 연을 끊은 것도 그 정도이고
대학생 시절이야 시간이 많았으니 무리가 없었지만
직장생활을 시작하고부터는 어쩐지 조금씩 더 그렇게 바짝 바짝 말라가기 시작했다.
작년 10월 전까진 술은 1년에 한두번 맥주 200미리도 다 마시지 않았고,
드라마라면 1년에 한두편 보는 정도 였으니
사람들과도 담을 쌓았던 것 같다.
그럴수록 일에 중요성을 부여하고 남는 시간엔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었다.
그러다보니 또다시 현실과 동떨어진 어떤 기준치가 생겼던 것 같다.
요즘 느끼는 점은 어쩐지 나의 그 기준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조금더 학습했더라면
조금더 유연하게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의 삶을 밀착해서 볼 일도 없고
관심도 없으며
정말 나는 내 세계에 갇혀서 살았다.
그러니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것들을 그냥 넘기지 못하지 않았나 싶었다.
이제야 재작년 여름 남자친구가 내게 했던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됐다.
"아무것도 기대하지마."
"도덕적 기준이 너무 높아서 마틴 루터 킹 목사님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아. 네가 만날 사람은."
그리고 너무 외골수라는 말까지
이상한 건 역시 나였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나는 '이상한 이상아'였는걸.
나 같이 생겨먹은 사람도 있는거지.
이제야와서 아주 평범한 이야기가 담긴 드라마를 기웃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