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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진 앞니

어디로갔지

by Noname

얼마전 양치를 하다가 무심결에 앞니를 보고 새삼스럽게 또 놀랐다.



어린시절 이쑤시개로 이 사이에 낀 음식물을 제거해야한다고 해서인지 아니면 그냥 장난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저기 이쑤시개질을 하다보니 특히 앞니가 많이 벌어져있었다.


아마 고등학생때까지 그랬던 것 같다.

하도 콤플렉스라서 자로 그 간격을 재본적도 있다.

1.3mm정도였던 것 같다.


동생들은 교정을 해주셨는데 나의 이런 외모적 콤플렉스는 수용이 될리가 없다 생각하고 치과에 가서 교정을 하고 싶다고 말도 꺼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해외 모델이 상당히 벌어진 앞니를 드러내며 활짝 웃는 사진들을 봤다.



그때의 충격은,


그 모델분은 그것에 대해서 전혀 의식하지 않는 것 같았다.


나에겐 너무나 컸던 나의 콤플렉스는 나에게만 너무나도 커다랗던 것이다.


마치 얼굴에 생긴 뾰루지나 여드름처럼

혹은 작은 나의 키라거나,

아침마다 퉁퉁 붓는 얼굴이라거나,

아킬레스건 따윈 보이지 않는 나의 발목이나

그 당시 나이엔 수용하기 어려웠던 신체 사이즈라거나


그 모든게


그때부터 활짝 웃는 미소를 연습하기 시작했고,

앞니는 어느 순간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붙어있었다.


치과에서 벌어진 앞니를 가릴 수 있는 시술들을 많이 알아봤던 것도 같은데


신경을 끄니 신경쓸일이 사라졌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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