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고 있네
19살 겨울, 대학교 원서를 넣는다고, 서울에 올라와서 홀로 어딘가를 간다는게 그렇게 진땀이 났다.
혼자서는 처음 타보는 지하철 많은 사람들 속에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혹여나 시골에서 막 상경한 티가 날까봐
바짝 긴장해서, 또 바짝 길을 잃지 않으려고
보고 또 보고,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데 티는 내지 않으려고, 그렇게 애를 썼던 것 같다.
나이가 마흔이 되면
뭔가 다 익숙하고, 능숙하고, 의연할 줄 알았건만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나이를 먹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어떤 고집과 아집이 베인 습성들이 드러날 수 있다는걸
보고 배워버려서
나 역시 보고 배운건 아닐까
또 두렵고, 불안해서 애를 쓴다.
자연스러운 상태로, 온전하게 있을 수 있는 시간이 혼자 있는 시간 뿐이니
혼자 있기를 더 좋아할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을 좋아하지만
그냥 내가 그렇게 여전히 이 나이를 먹고도
서툴고, 부족하고, 못된게 새어나갈까봐
심장이 콩닥콩닥거려서
차라리 입을 다물어야할텐데
대체 왜그랬을까
스스로에게 또 실망하고, 또 침대에 누워서
여전히도 서툴고, 불안하고, 부족한 내 자신이 작고 초라해서
차라리 이렇게 영영 숨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