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916 내 작은 방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었다는 증거

by No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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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0대 후반에 '나눔 문화'에서 운영하는 '나누는 학교' 친구 교사 활동을 했던 건,

현재까지 나 자신을 지탱해주는 힘이다.


정말 그러했던 것이 나는 '적극적으로 길을 찾아 나서는' 사람이라서,

내가 가야 할 길, 내가 머물 곳을 찾아 하염없이 찾아다녔다.

이곳저곳을 헤매다 찾은 곳이 '나누는 학교' 친구 교사 활동이었고,

그 시간들을 생각하면 그 당시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고 말한

'작은 풀잎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으로 살았던 때였다.


그때, 그렇게 말했는데 뒤돌아보니 명확했다. 그때 나는 딱 그런 사람이었다.

주중에 야근을 하고, 주말에는 나누는 학교 친구들과 새벽같이 만나 하루 종일 뛰어놀고,

1박 2일 다녀오기도 하고, 정말 무한체력이었다.


그런 체력으로 '나누는 학교'활동 도중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다녀왔고, 산에도 들어갔다 왔고

정말 많은 방황을 했다.


명상을 배우고,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나는 더 이상 어디론가 떠나거나,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더불어, 그 단절의 시간 동안 묵묵히 그러려니 '너는 그런 사람이니까.'하고

나를 기다려주고, 언제든 반가운 얼굴로 보듬어주던 나의 친구들, 지인들이 있음일 알게 되었고,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연락하기 위해 무리하지 않게 되었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보통의 사람들이 자기중심을 잡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때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그 시점이 마흔이길 바란다. 불혹이라 하지 않던가.


어린 시절부터 너무나 진지충이라서

참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 어려운 편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길을 만들기 위해 이리저리 헤매었나 보다.


하지만, 10년의 세월 동안,


나의 작은 마음속, 큰 방에는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박노해 시인의 시집이 마음 한가득

박노해 시인의 '걷는 독서' 사진이 한가득


누군가에게 상처 주고, 못내 그것이 아파 눈물을 흘리며 자책을 할 때에도,

그래도, 내가 품고 있던 작은 씨앗,

나도 예전에는 풀잎처럼 맑고, 투명한 사람이었었다는 증거


나누는 학교 친구 교사 활동의 기억


그게 나를 잃지 않고, 다시금 힘을 내고, 용기를 내서 사람답게 살아보겠다고 다짐할 수 있는 빛이었다.


일전에 내가 '노동의 새벽'을 들고 다니자,

'그런 책을 그렇게 들고 다니면 큰일 나요!'라고 했던 직장 동료분이 생각난다.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일로 큰일 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다양한 관점과 통합된 목표를 갖지 못한 방황하는 사람들이 편을 가르는 일로만 여겨질 뿐


어쨌든, 나눔 문화 10년 회원 기념 도장을 받았다.

정말, 눈물이 왈칵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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