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우리에겐 페이커 장군님이 계신걸
논문도 마치고, 기분 좋게 책장에서 집어든 책은 난중일기였다.
2월 내내 읽은 것 같다.
이순신 장군님은 제사를 제외하고는 매일 같이 공무를 보시는데,
일기의 대부분은 어머님의 안위에 대한 염려와 방문객들의 이름들과 공무를 본 이야기가 짤막하게 적혀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현대는 참 살기 좋은 세상이다.
그 옛날엔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했겠지만, 지금에서 그 옛날 분들의 삶을 돌아보기엔 참 힘들고, 여려운 부분들이 그저 그렇게 사는게 당연했다는 걸 생각해보면 말이다.
주변에서 음해하고 거짓말하고 나태하게 굴거나 배신하고 도망치는 사람들이 가득인데
그 오합지졸들을 모두 거느리고 그 넓은 땅을 모두 지위하신 리더십이 얼마나 대단한지 생각해봤다.
누군가의 정보 하나가 나라의 흥망성쇄를 결정 지을 수도 있기에
일기를 보면 이중 삼중으로 사람을 보내 여러번 진위를 확인하는 체계로 일을 하신 것 같다.
본문에도 사람의 말에는 거짓이 많다고 하셨다.
제사날을 제외하고 공무를 보시면서 무기와 배를 점검하시고, 활을 쏘시며 단련을 하셨기에
그 많은 전쟁에서 승리를 하신 것 같다.
당연히 전략과 전술도 능하셨겠지만, 그것을 위해선 기본적으로 기본을 챙겨야한다.
그 기본을 챙기는 마음 저편에는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과 어머님을 생각하는 마음과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는데, 참 눈물도 많으신 것 같다.
난중일기를 쓰신 연세가 대략 45~55세 정도로 봤을때, 역시 여성호르몬이 많이 나오던 시기라서 일까 싶기도 했다.
어머님을 여의고 우울증을 겪으신 것 같다. 거기에 아들까지 잃으시며 더욱 말이다.
적들이 나타나서 이순신 장군님께서 출항을 하시면 온데간데없이 다 도망가고 말아버려서
또 이순신 장군님과 맞대결을 해서 기어이 지고 말았던 왜적들도 참 대단하다 싶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피지컬AI 군대와 무인기가 대량으로 생산될 멀지 않은 미래에 전쟁이 발발한다면?
아, 우리에겐 페이커 장군님이 계시구나.
그 옛날 쌈장님도 징병이 되셔서 오로지 마우스만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주시지 않으시까
프로게이머 분들은 나중에 정말 이런 일에 나서 주셔야하는게 아닐까
과연 나서주실까?
솔직히 그럼 감히 누가 쳐들어올 생각도 하지 못하지 않을까?
타국의 AI로봇은 일제히 조정될 우려가 있으니 우리 만의 용병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냥 전쟁은 없이 겁이나 주면 안 될까?
그나저나 나는 왜 이렇게 초딩같은 독후감을 쓰면서 어떤 희열을 느끼고 있는거지
하여튼 난중일기를 통해서 느낀 이순신장군님은 ENFJ셨다.
술을 많이 좋아하신거 같은데, 그당시엔 술의 해로움을 모르니 그렇게 드셨겠지..
장수들은 술을 좋아하는게 당연한가?
아내 분이 이야기가 책의 2/3가 지나서 나와서 그것도 참 궁금한 지점이었다.
아니 왜 아내 생각은 안하시지
어머니 바라기
여튼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기분은 좀 이상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