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883 사실은 자신이 없어

그렇다.

by Noname

20대에는 20대의 매력이 있었다.


30대가 되고 나서 초반엔 자발적으로 연애를 하지 않았지만

중후반에는 연애를 못하게 되었다.


솔직히 연애라는게

종족보존을 위한 본능인지, '사랑'이라는 것의 증명인지는 모르겠다.


30대의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일이 가능할까?

특히나 나같이 감정이 날뛰어도 결국엔 이성이 다잡아주는 사람에겐

'사랑'이 문으로 들어오면 '이성'이 창밖으로 내쫓는다.


거절 당할까봐 두려운 마음으로 이제 더이상 누굴 먼저 좋아하지 않는다.

마음이 이렇게 늙어버려서, 외모도 늙고 있는 것 같긴 하다만

왠지 내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행위가 상대방에겐 징그럽게 느껴지지나 않을까 싶은거다.


나이를 불문하고, 누굴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귀엽고, 예쁘다.

그런데 스스로에게만은 징그럽게 느껴지는 거다.


사실은 두려운 거지

거절 당할까봐 두렵고, 떠나갈까 두렵고, 잃을까봐 두렵고


게다 연애라는 것에 들어간 나의 정성과 시간이 돌아보면 아까워서 몸서리가 쳐진다.

이건 뭐 진짜를 알아보지 못한 댓가려니..

법정스님의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말라'에서 가르쳐주지 않나.


함부로 인연을 맺은 댓가, 그게 너무나도 크다는 걸 알기에

리스크를 피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아직 그런 수준이 아니고, 좋은 사람이 아니라서 아직도 내 스스로 연애 자격 미달이랄까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타인의 존재를 품을 만큼 내 그릇이 크질 못하다.


연애 왜 안하세요? 하고 물어보면 난감하다.

연애를 안 하려는 것도 아니고, 비혼 주의자도 아니기에

'전 그냥 연애를 못하는 거에요.'


아마 나는 이 상태로 쭉 갈지도 모르겠다.


보자간이 나를 두고 '철벽'주의 라고 했다.

그러고보면 이 자신없음이 내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쳐내는 방패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박노해 시인께서 '사랑은 내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라고 했는데,

내 시간을 내어주기가 그렇게 힘드네. 이크루지 여기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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