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욕구
프로젝트 시작 후, 회식 자리에서 PM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었다.
결국 사람이 남는 일이다.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13년 전 구축에 참여했던 오랜 베테랑 분들께서 프로젝트 때마다 뭉쳐 일궈온 결과물이었다. 현재는 고도화를 하고 있는 상태
나 역시 프로젝트에 들어와 신뢰를 기반으로한 이 관계에서 편안함을 느꼈고, 일에 대한 나의 오랜 태도 역시 변화가 생겼다.
사람들은 어디서에 일의 만족감을 얻을까
이건 성취감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여겨졌다.
첫 킥오프 회의에 들어갔을 당시, 나는 굉장히 깐깐하고 각이 잡혀있었다고 차장님께서 회상하셨다.
알고보고 그 사람이 이 사람이었다고.
그랬다. 10년 동안 일을 하면서 나는 '일'에만 집중했다. 물론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는 제법 잘 유지했지만 어쨌든 내게는 일이 잘 되어서 나의 성취감을 드높이는데에 혈안이 되어있었다.
그러던 것이 전 직장에서 최고조에 다달아 매출과 성과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에 취중한 일에 대한 태도는 일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개인의 사람들에 관한 배려가 부족했다.
한마디로 '내 일'을 잘하고 싶은 마음에 같이 가는 법을 잘 몰랐다.
여유가 없었고, 조급했다.
물론 자리가 갖는 압박감도 한 몫했겠지만, 이직을 하고 프로젝트의 분위기 파악이 된 나는 한결 여유로워졌다.
분위기가 가라 앉으면 농담으로 사람들을 웃기기도 하고, 다과 바구니에 공간이 생기면 수시로 채워넣는다.
나 자신이 여유가 생기니 그런 여유가 생겼다.
해야해서가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그런 모습들이 나오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하루 8시간을 회사에서 일을 한다.
하루, 그리고 삶의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일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만족감을 얻을까?
그건 관계에서 비롯되지 않을까 싶었다.
문제를 같이 해결할 수 있는 상사나 동료, 부하직원이 있고,
서로의 능력과 서로의 다정함과 친절함에 의지하여
그렇지 못할 경우에도 '오늘은 그런날이거니' 하며 감싸안고
주어진 8시간을 부드러운 구름의 촉감에 감싸인 채 자신이 맡은 바를 할 수 있는 환경
갈등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 갈등을 포용하고, 해결하는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그 갈등을 햇살에 눈이 녹듯 살며시 부드럽게 녹아내릴 수만 있다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더더욱 즐겁지 않을까
오늘도 고생많으셨습니다.
하는 인사는 한국사람들만 한다고 한다.
그 다정함이, 동력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