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777 과장님 진짜 마이웨이

=문도 가고 싶은 데로 간다

by Noname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대체로 하지 않는 편이다.

그 마음이란게,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수용하다가

어느 순간 마음이라는게 일어나


'이건 아니지.' 싶은 순간부터 완강히 거부한다.


납득할 수 있는 뭔가를 발견하기 전까진 완강하다.


어느 부분에선 까칠고, 엄격했다가

어느 부분에선 한없이 관대하다.


사람도 본능적으로 몇번 대하다보면 결이 맞는 경우,

무한대의 애정을 보낸다.


그런 애정을 받아본 사람들은 늘 내 곁에 남아있다.


편견이 없는 편이라기 보단 처음에는 그리 깊이 따지거나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누군가의 말을 참고는 하되, 먼저 판단하지 않는다.


흔히들 이런 경우를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안다.'라고 한다.


똥이든 된장이든 특히나 사람에 있어서는 그렇다.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누군가에게는 한 없이 나쁜 사람일 수 있다는

인간관계의 상대성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직장생활 10년이면 여러가지 일을 겪게 마련이다.


10년 전

계약서를 1,000장 복사했던 일. 묵묵히 복사를 다 마치고 문서보관실에 그 1,000장을 돗자리 깔아놓고 정리를 다 하고나서 팀장님께 갔서 여쭈었었다.


"저, 앞으로도 이런 일 하나요?"


좌천되어 오셨던 팀장님과 그 사이에 허리디스크로 휴직계를 내버린 과장님 덕에

회사에서 혼자서 야근하고 주말까지 고생해서 혼자서 서비스기획을 완성하고 상무님께 보고한 후,

고객센터에가서 발표를 하던 날, 팀장님은 본인이 모두 기획했고. 이주임은 운영자라고 소개했다.


흔히들 있는 상사의 업무 가로채기


세네갈로 봉사활동을 가겠다고, 사직원을 제출한 내게 그 팀장님은 말씀하셨다.


'이주임은 사회생활을 너무 모르네. 어디가서 조직생활 하지 마.'

'네 팀장님 그래서 저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살려구요.'


아니 조직생활을 못한게 아니라 위사람을 잘못만난거지

그 후로 나는 정말 조직생활에 맞지 않는 부정응자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지만 전체적으로 돌아보면 '이건 아니다'싶은 생각이 들게끔만 하지 않으면,


즉, 누가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물어뜯는 법은 없는 온순한 사람이고. 사람을 무척 좋아하는 타입이었다.


조직생활 잘하는 법은 그저 '사람을 잘 만나면 된다.'는 진리


그 팀장님은 내가 나간 후 6개월도 못되어 권고사직을 당하셨다.


고등학교만 졸업한 채로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무능력하나 부양가족이 많은 누군가는 그렇게 살아남을 수 밖에 없겠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이게 가장 큰 사건이었지만 사회생활에 굳은 살은 생기지 않았다.

대신 나는 정말 내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하지 않는 '마이웨이'가 되었다.


"과장님 진짜 마이웨이시네요. 어쩌면 과장님이 빌런일 수도 있잖아요."

"맞아요, 제 모토가 이 구역의 또라이는 제가 되어야한다는 거죠. 저보다 더한 사람을 보면 자존심이 상한다구요."


대리님과 나는 한참 웃었다. 사실 이런 나의 태도가 잘못된 건 아닐까 생각해본적도 없진 않지만 이젠 의심하지 않는다. 내 마음이 아니라면, 내 감정이 아니라면 아니라는 걸 상담을 통해 배웠지 않나.


이러나 저러나 남을 사람은 남는다.

사회생활 잘해서 누구 줄 탈 생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아무에게나 마음 내키지도 않는데 잘 보이려고 하는 짓은 하질 못한다.


진심으로 우러나지 않으면 행동하지 않는편

말 역시 마찬가지


그냥 살다가 만나는 별에 별 사람들 중에 하나일뿐



작가의 이전글마흔-778 왜 씨앤씨 사태가 아니고 카카오 사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