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763 비둘기 두마리

by Noname

출근길 버스 안, 그리 높지 않은 연노랑색 건물 꼭대기 두마리의 비둘기가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러가지 사건 사고에 감정을 강요 당하고, 서로를 감시하며 득달같이 서로를 물어뜯는 가짜 세상에

마음 둘 곳 없어 내리뻗은 시선은 두마리의 비둘기에게 닿았다.


비둘기 두마리는 아무일도 없는냥 좌우로 세상을 살피다 이내 서로의 뺨을 비볐다.


아, 우리도 그저 말없이 서로의 뺨에, 서로의 가슴에, 서로의 품에

가만히 기대면 되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정과 이유가 있다.


비난을 받은 자는 비난 할 수 밖에 없으며

포옹을 배운 자는 포옹을 할 수 밖에 없고

기도를 배운 자는 기도를 할 수 밖에 없다.


아,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지 못하는 세상에


'선하다'는 프레임과 '공감'이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포장을 하지 않으면 무릎 꿇려 버린다.


이건 다른 의미의 공포정치이다.


같은 일을 겪기 전에는 알량한 공감 콘텐츠 소비에 지나지 않는다.

공감해보려는 노력과 이해해보려는 노력은 유익하지만

되려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노력을 타인에게 강요하고, 자신의 기준을 들이밀어 폄훼한다.


'나는 바르고 선한 사람이다. 너희는 아니다.'


이런게 인간 세상이겠지.


이상은 선생님의 노래 중 '새'라는 곡이 있다.




- 이상은 작사/작곡 -



네가 바라보는 세상이란

성냥갑처럼 조그맣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허전한 맘으로 돈을 세도


네겐 아무 의미 없겠지

날아오를 하늘이 있으니


너는 알고 있지 구름의 숲

우린 보지 않는 노을의 냄새

바다 건너 피는 꽃의 이름

옛 방랑자의 노래까지


네겐 모두 의미 있겠지

날아오를 하늘이 있으니


내려오지마 이 좁고 우스운 땅 위에

내려오지마 이 좁고 우스운 땅 위에

내려오지마 네 작은 날개를 쉬게 할 곳은 없어


어느 날 네가 날개를 다쳐

거리 가운데 동그랗게 서서

사람들이라도 믿고 싶어

조용한 눈으로 바라보며


"내겐 아무 힘이 없어요 날아오를 하늘이 멀어요"


내려오지마 이 좁고 우스운 땅 위에

내려오지마 네 작은 날개를 쉬게 할 곳은 없어

가장 아름다운 하늘 속 멋진 바람을 타는

너는 눈부시게 높았고 그것만이 너 다워

가장 아름다운 하늘 속 멋진 바람을 타는

너는 눈부시게 높았고 그것만이 너 다워


내려오지마 이 좁고 우스운 땅 위에

내려오지마 네 작은 날개를 쉬게 할 곳은 없어


그래야한다면 어딘가 묻히고 싶다면

우리가 없는 평화로운 곳으로 가서

마음을 놓고 나무 아래서 쉬는거야

우리가 없는 평화로운 섬으로 가서

그래야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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