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과 죽음
1992년 11월 17일은 현재 같이 살고 있는 동생의 생일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은 언젠가부터 우리의 생일을 음력으로 치르기 시작하셨다.
어린 나이였지만 어리둥절 했던 기억이 있다.
어느날 갑자기 음력 생일로 하다보니 달력을 체크하면서 올해는 이 날이 내 생일이구나 했다.
한참 후에, 그러니까 성년이 되고나서 '가족관계증명서'라는 걸 내 손으로 처음 발급 받아보고 알았다.
1991년 11월 16일, 오늘은 남동생이 죽은 날이었다.
시골마을 미신을 믿던 엄마는 죽은 남동생의 물건을 모두 태웠다.
겨우 7살 밖에 되지 않은 나는 앨범에서 남동생이 나온 사진을 몇장 꺼내서 숨겨두었다.
그리고, 몰래 몰래 동생 사진을 봤었다.
물을 볼때마다, 나는 내 동생이 어떤 고통을 느끼며 생이 꺼져갔을지를 늘 떠올렸다.
감히 그 고통을 느껴보려 숨을 참아보기도 하고, 차가운 물에 얼굴을 담가보기도 했다.
타인의 고통을 어찌 알수가 있을까.
타인의 생각을 어찌 알수가 있을까.
부모님께 가장 감사하는 일은 여동생을 낳아주신 것
세상에 나오느라 고생했다.
요리를 못하기에 새벽배송을 시켜 왕갈비 미역국을 끓였다.
트레이너선생님께서는 제2의 엄마라며 놀리시지만 그만큼 끔찍히도 동생을 아낀다.
그래도 좀, 깨끗한 집에서 살고싶다.
그래, 뭐 너같은 동생인데 완벽하길 바랄 수야 없지.
그리고 현재 다니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한지 1주년!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에 감사드립니다.
지루하고 따분한 삶에 투정 부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