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의 시각
"처음 기술사님을 뵈었을 때를 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눈빛에는 열정이 드글드글하셨고, 모습에는 건강미가 넘치셨는데 뭐랄까, 한국사람 같지 않은 외국인 같은 느낌이었어요.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몸을 좀 사리시는 것 같아 아쉬워요."
2016년부터 나를 봐오신 기술사님께서 아프리카 봉사활동에 관해 여쭤보셔서 답변을 드리다가 나온 이야기
대학교 친구는 나에게 '자유로운 듯 하면서도 자신만의 규칙이 있고, 뭔가 오묘해서 중국 북방민족 중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민족이 있는데 거기에 가면서 딱일거야.'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내가 갖는 이미지는 어떤 걸까.
'말술을 마시게 생겼다.', '실제로 보기 전까지는 체구가 정말 클 것 같았다.', '품질을 잘 할것 같다.' 등등 제3자에게서 자주 듣는 말이다.
타인의 말이 중요할 나이는 지났지만,
어쩌면 내가 가진 스스로에 관한 시각이 편협할지 모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이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나 사이의 차이를 알고 나면 나를 좀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늘 에너지가 넘친다.', '긍정적이다.', '밝다.', '씩씩하다.'는 회사 윗분들로부터 많이 듣던 이야기이다.
'술을 잘 마시게 생겼다.'는 정말 꾸준히 듣는 이야기인데, 아쉽게도 알콜알러지가 있어서 여간해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의문의 문장이었는데, 어느날 '체구가 클 것 같았다.'와 공통적으로 배포가 큰 인상을 주는건 아닐까 싶었다.
그러니까 종합적으로 보면 '에너지가 커다란 느낌'이지 않을까.
반면에 '사실은 속으로는 여리다.'라고 나의 본질을 간파 당한 말도 여러번 들었다.
대체로 강하고 여린 이미지.
그러니까 역시 오묘한 이미지이려나.
'품질을 잘할 것 같다'는 말은 싫은 소리 잘하고, 아닌 것에 아니라고 (그게 누구이든) 말하는 모습에서 나온 이야기다.
열정이 넘치고, 에너지가 넘치고, 자유로우면서도 필요한 부분에선 깐깐한 꽤 괜찮은 이미지가 될 것 같다.
어린 아이 상태의 자아를 아직 다 벗지 못한 내적 자아는 아직도, 그 약한 모습을 붙들고 자주 움츠러들고, 마음 아파한다.
장 그르니에 선생님의 소설 '섬'에 나오는 구절이 생각난다.
"달은 우리에게 늘 똑같은 한쪽만 보여준다. ... 우리는 짐작만으로 밖에 알지 못하는데 정작 단 하나 중요한 것은 그쪽이다"
나는 나의 모든 면을 골고루 노출 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퍼즐 조각을 맞추듯이 360도의 나를 여기저기 산재 시켜 두어서
사람들은 종종 '종 잡을 수 없다.'고 말을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