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546 그런 사람이 아닌 걸 아니까 노력했겠지

누구나 불완전하니까

by Noname

전날 그런 글을 써놓고 마음에 걸림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완벽한 사람인가?

나는 과연 내가 되고자 하는 나와 현실의 나의 괴리를 인정하고, 개선한다고 노력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

누군가의 노력 중, 그 사람의 부주의함 혹은 고의로 그런 의아함을 자아냈다고 해서 그걸 굳이 입밖에 낼 필요가 있었던가 싶었다.


그렇다고 글을 비공개로 돌리진 않을 생각이다.

무례한 건 무례했던 거고,

자아성찰은 또 별개의 이야기니까.


아마 내가 느낀 불쾌함과 냉정한 감정은 투사로 인해 발생한 걸 수 있다.

내가 그런 면모가 없었더라면, 내가 좀 더 관대하고, '된' 사람이었다면

그의 못된 면 혹은 허세 혹은 특질로 그러려니 하고 넘겼을 거다.

그냥 좀 못된 사람이구나 하고. 말이다.

실제로 나도 꽤나 못되게 굴때가 많으니까.

상대방은 어쩌면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서 한 말 일 수도 있다. 자기 딴에는 그런 내가 별로 였었나보지.

(그래서 더더욱 밥은 왜 먹자고 한건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사람은 이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으니. 의문은 접어두자.)


내가 가지고 있던 어쩌면 누군가에게 나 역시 그렇게 행했을 무례함을 나 스스로가 달갑지 않게 여기기에

스스로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그에게 꽂힌 거다.


타인을 비난한다는 건, 타인에게서 본 내 모습을 비난하는 것과 같다.



스스로도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아니까

자신의 친절함과 다정함을 작위적으로 만들어내고, 꾸며내고, 홍보하려는 게 아니겠는가.


정말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은 그런 행위를 하지 않는다.

그러니 오히려 그의 노력에, 그리고 본인 자신이 그런 사람이 아님을 역으로 반증하는 그런 용기 있는 행동에 어쩌면 응원을 해야 하는 거다.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고, 가면을 쓰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했던 사람이니까.


그런 내 이야기니까.


그런데 어제 지인과 대화 중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자신을 가감 없이 드러낼 수 있다는 건, 높은 자존감이 받쳐줘야 하거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처받기 싫어서 자신을 꾸미는데, 상아기술사님은 그런 게 없어요. 그래서 아이 같아요. 순수하고, 맑고, 꾸밈이 없잖아요. 아무리 강한 척, 센 척을 해도 그렇지 않다는 게 너무 눈에 보여요. 그렇게 애써던 모습이 안타까웠는데 그래도 그 순수함을 잃지 않고, 지금 이렇게 좋아지신 모습을 보니까 저까지 너무 좋네요."



나 자신을 꾸며내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던가.

너무나도 가증스럽게 활짝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품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물론, 그래봤자 겉과 속이 같아서 내 딴엔 활짝 웃어도 상대방은 이미 내 속마음을 다 알고 있었지만


그래서 포기를 한 거다.

나는 꾸밀 수가 없는 사람이니까.


"그게, 순수하고 맑아서가 아니라 그냥 꾸밀 수가 없어서 이렇게 사는 거예요. 이렇게 살려면 강해야 하거든요. 능력이 있어야 하고. 제 소신을 꺾지 않고, 아닌걸 아니라고 따박따박 말해도 미움받지 않으려면, 기본적으로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든 존경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하고, 제가 가진 실력에 상응하는 겸손함이 있어야 하잖아요. 혹은 아무리 아니꼬워도 상대방이 반박할 수 없는 능력과 실력이 필요하죠. 아시잖아요. 제가 얼마나 치열했었는지. 그래서 전 직장에서 힘들었었나 봐요. 제 능력만 믿고, 굽혀드리질 않아서. 말씀대로 지금은 정말 편해요."


어쨌든 자신을 포장하고, 자신의 본모습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만큼 괴로운 사람도 없으니까.

그걸 알면서 그랬네.


사사로운 것에 마음에 걸림을 만들었네.

놓아주자.

어쨌거나 우리는 모두 불완전하고, 그런 자신을 용기 있게 인정하고, 노력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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