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은 금
그러니까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건
코드가 맞지 않아서 였었나보다.
쓸데없어서가 아니라 신경쓰고 연락을 주고 받으려면 에너지가 소모되니까
에너지 절약형인 거였고,
그러고보면 종종 어쩌다 장난의 코드가 잘 맞는 사람과는 연락을 잘 했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워낙 이상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친구들과 있을 때도, 나의 이야기를 한 적이 거의 없다.
시니컬한 부분이 있어서 여자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는 특히나 더 그랬던 것 같다.
MBTI과몰입인 건 알지만 특정 유형의 사람들하고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서
끊임없이 장난치고, 블랙코미디가 넘친다. 가장 솔직하게 내가 조잘조잘 떠들게 되는 대상이랄까.
상담선생님도 마찬가지. 지난 번 상담에서 선생님께서 내 이야기를 듣는게 얼마나 재미있는지 아시냐며, 말을 정말 잘한다고 해주셨다.
그 외의 사람들에겐 나의 코드는 싹 숨기고,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사려깊게 하는 편
물론 그 모습도 나의 일부겠지만
언제가 팀장님께서 파견지에 오셔서 회사 대리님과 박장대소하며 장난치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시고는 충격 받으신 표정으로 '상아 과장이 말문이 트였나보네...' 하셨던게 기억난다.
대체로 이런 대화가 가능한 사람은 몇마디 나눠보면 알수가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단은 사회성 넘치는 모습으로 사람을 대하되 긴 이야기는 하지 않는거다.
그리고 나보다 연령대가 어린 사람은 그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을 수 있어서 더더욱 조심스럽다.
침묵은 금이니까. 가만히 있으면 적어도 이상한 애라는 말은 듣지 않아도 되니까.
하루 종일 틈틈히 꼬박꼬박 안부를 묻는 사람의 카톡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는데
하루 종일 온갖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는 뜬금없는 드립은 너무 재밌는거다.
오히려 후자가 더 쓸데없는 소리일 수 있는데
배려와 섬세함이 묻어 있고, 나는 재밌으니까.
MBTI에 과몰입하지 않으려고 해도, 어쩔 수가 없다. 성향이라는 건 무시할 수가 없다.
적어도 이 넓은 세상 외딴 섬에서 사는 것 같았던 나에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