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능력 저하
그러니까 마흔-842 조약돌부터 숫자를 잘못 세었다.
아마 중얼중얼 외우다가 글을 쓰려던 찰나, 다른 숫자를 기입했겠지.
그런데 그 숫자가,
482와 842는 너무도 격차가 큰데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에야 깨달았다.
문득, 아 뭔가 숫자가 많은데 싶었다.
'만 나이'로 바뀌니까, 마음에 생긴 시간적 여유가 실제 생일에 견주어 세던 날짜까지 바꾸어 버린 것 같다.
360일가량의 여유, 1년의 여유
어쩌면 그때부터 나는 뭐가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냥 나인걸 받아들이기 시작한 단계
연초, 성희롱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두 달간 먹었던 정신과약 덕분에 간이로 해본 아이큐 검사 결과, 거의 10 이상이 떨어졌다.
아이큐는 차치하고라도.
6개월 동안 인지력과 사고력, 학습력이 현저하게 떨어져서 공부가 되지 않고 있었다.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6개월 동안 겪으니 조급함이 밀려왔다.
반면에 그동안 너무도 쉽게 '하면 됐던'게 아닌가 싶었다.
물론 해도 되지 않는 것들이 있었다. 그걸 의지력 부족 혹은 내 길이 아님으로 치부해버리곤 했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노력이라는 것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진짜 노력이라는 건 되든 안 되든 그냥 다 걸고 미친 듯이 하는 거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건성으로 하고, 열매를 맛보기를 원했다.
학습역량을 결정짓는 건 IQ도 한 몫하지만 의지력과 노력이라는 걸 느끼게 됐다.
취미라는 건 성과가 바로 나거나, 성과 여부와 관계없이 재밌어서 하는 건데
공부가 취미가 된다는 게 어려운 일일 수 있겠다는 걸 깨달았다.
빠른 회복을 바랍니다.
그러나 회복되지 않는다고 해도, 이런 대로 그저 단순하고, 즐겁게 살아가라는 뜻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