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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466 나를 위했던 그 아이

난 이제 어른이야

by Noname

'내면의 아이'는 존재하는 걸까


경험에 의하면 존재하는 것 같다.

불가항력의 감정과 습관들이 그 증거이다.


어린 시절, 표현하지 못하고 꾹꾹 눌러담을 수 밖에 없었던 그 모든 순간들과

성장하면서 외부로부터 혹은 내부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어떤 나만의 방식과 원칙들이


경험하는 자아를 가르치고, 이끌어 여기까지 온게 아닐까.


나를 이뤄온 특질, 나를 이뤄온 방식들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했던, 혹은 사랑받기에 유리했던 그런 방식으로

최대한 보수적으로 존재했던 그 모든 내가 여전히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 같다.



이제 어른이잖아.


어린 시절에 누구도 알려주지 않아 혼자서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 스스로의 존재를 정당화 해야했던 그 모든 이유, 사고, 습관


오랜 기간 몸에 배어버려 자동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그 무의식의 작용


이제는 맞지 않는 옷,


탈피 가제 처럼 벗어던져아한다. 너무도 피부 가까이 들러붙어 있는 그 껍질, 혹은 아이를 떼어내야지.


그동안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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