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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465 예민한 나를 받아들이기

독후감 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

by Noname


굉장히 예민한 편이다.

혹은 굉장히 섬세한 편이다.

육체 역시 민감한 편이다.


하지만 잘 참는 편이었다.

책에 의하면 내면에 집중하게 되면 고통이 증폭 되어 느껴진다는데,

어쩌면 나는 고통에 중독되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대학생 시절 부터는

그저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보통의 상태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내가 나인 채로 살아가기에는 버거운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생 시절부터 소니에서 처음 나온 커널형 이어폰을 항상 귀에 착용하고 다녔다.


자연의 소리가 아니고서는 그 모든 소리들이 힘겨워 차라리 락(rock)을 듣는 편이 나았다.

그로인해 자동차 사고도 두번 났지만 10년이 넘게 나를 괴롭혔던 교통사고 후유증보다도 인간 세상의 소리를 듣는게 견딜 수 없이 힘들어서 이어폰을 뺄 수는 없었다.


서점이나 마트를 잘 가지 못했다.

사람이 많고 층고가 높아 이명과 머리울림이 더 심해지는데다

(그런곳은 으레 누군가와 같이 가게 되어 이어폰 착용이 더 어렵다)

그런 상태에서 시각적인 피로도가 급격히 올라가서 늘 녹초가 되곤 했다.


몸과 감정은 매우 사소하게라도 불편했다. 사람을 상대할땐 더더욱 그랬다.


일을 할때는 그저 살기 위해 자연 터득해서 해온 것들이 책에도 꽤나 많이 제시되어있었다.


이런 나를 내가 어디까지 미워해야하는지 모를 지경이 되었었다.


어느 순간에는 그저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있는 세상에 속하고 싶다는 생각도 간절했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 몸에서 내가 알아볼 수 있는 빛이 나오게 해달라고 빈 적도 있었다.


내가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이 이토록 오래 헤맬 일이었던가 싶다.


예민함으로써 취한 나의 장점과 강점들은 너무도 당연하게 치부하고,

그저 나의 예민함으로 인해 타인에게 짐이 되어버릴까봐 노심초사하며 살았다.


그래서 차라리 혼자가 편했나보다.

생물학적으로 타고나길 약하게 태어난 몸이라 더더욱 생존을 위해 예민할 수 밖에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이 약하고 여리고, 예민한 덕에 섬세한 나라는 존재를 나라도 어화둥둥 잘 데리고 살아야지.


책을 추천해주신 고요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덕분에 좀더 나를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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