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받았다.
타인으로부터 상처를 받는 이유는 두가지이다.
1. 내가 그 대상에게 사랑받고 싶었거나
2. 내가 그 대상을 포함한 모두에게 사랑만 받고 싶었거나
그러니까 결론은 내가 사랑받고 싶은 대상이기 때문에 상처를 받는다는 거다.
"아뇨, 저는 그런 사람 정말 싫은데요? 그냥 사람이 한 말이 거슬려서 그런거에요."
그러니까, 왜 거슬리는거냐고.
나랑 상관없는 사람에게 내 감정의 주도권을 내어주는 이유가 뭔지 냉정하게 깨달아야한다.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은거다.
정확히 사랑만 받고 싶은거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타인이 한 말이 목에 박힌 가시처럼 아프게 되는거다.
엄마에게서 사랑만 받고 싶은 집착을 놓았다.
마음 상할 일이 없다.
엄마는 엄마의 의지와 생각과 자유가 있으니까.
그럴 수 있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럴 수 있다.
더이상 엄마의 말과 행동과 그 어떤 것에서도 상처받지 않는다.
나는 엄마에게서 내 감정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그녀에게 사랑받기를 포기함으로써.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나쁜가?
그렇진 않다. 누구나 인간이라면 사랑받고 싶을 수 밖에 없다.
사랑을 받는건 생존과 직결되니까.
그러나 이제 나는 성인이다.
나는 혼자서 충분히 살아갈 수 있기에 엄마에게 잘 보일 이유가 없다.
내가 어릴 때, 엄마 역시 내게 잘 보일 이유가 없었다.
약자의 입장에서 사랑을 받고자(즉 살아남고자) 집착하고 노력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다.
누군가를 좋아하다보면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어준다.
그런데 사랑받으려고 하는 그 노력이 뭔가를 원하는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조건부.
조직생활을 하다보면 얼토당토 않은 일이 생긴다.
잘 해줬는데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래? 와 같은
MZ세대가 커피사주고 밥 사주는데에 감사하지 않는 이유?
조건부인걸 아니까.
사람을 귀신같이 안다. 게다가 사랑을 받아본 사람일 수록 더더욱 안다.
조건 없이 그 사람이 좋아서, 혹은 사람이 좋아서 베푸는게 어떤 느낌인지
"아니 이과장, 내가 평소에 잘해줬는데 나한테 그러면 안 되지."
잘해준건 잘해준거고, 부당업무지시는 부당업무지시다.
연인관계도 마찬가지다.
잘 해준 건 잘해준거고, 그 사람의 감정이 거기까지인 건 거기까지인거다.
내 기대만큼 상대방을 조종하려는 마음을 알아야한다.
사랑받고자 집착적으로 부채감을 주니까 안 되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