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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Nov 27. 2023

마흔-377 이상순씨 같은 사람 만나세요

아, 그런데 말입니다.

"합리적인 사람 말고, 현명한 사람 만나세요."


같은 프로젝트에 수행사 PL 분 중 기술사님이 계셔서 함께 식사를 했다.


"우리 회사도 경력직 많이 뽑는데요."


사실은 현재 다니는 회사가 교육지원을 매우 잘 해주는 편이라 공부하기 적합해서 이직을 했다는 말씀을 드리고는 3년 후에 말씀 드려보겠다고 했다.


이런 식으로 대학원을 졸업하면 가겠다고 말씀 드린 회사가 다섯곳은 넘어버리게 된 거 같다.

이쯤 되면 공치사 사기꾼인가 싶어졌다.

따지고보면 확실한 보장이 없으니 그게 맞긴한데 난 이렇게 융통성 없는 생각을 곧잘 한다. 언젠가 결혼을 앞둔 지인이 무조건 사람을 많이 만나야한다고 동시에 썸을 타는 것도 불사해야한다고 말해주었는데, 난 참 그런게 안 된다.


언제까지 공부를 하실 예정이시냐며 본인께서는 어떤 계기로 50살의 본인을 상상해봤을 때, 과거의 나를 돌아보고는 결혼을 하셨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러고보면 10대와 21살 초반까지 만화책과 게임으로 방탕하게 보낼때도,

컴퓨터공부는 늘 해왔고, 20대도 30대도 운동하시는 시간 외에 마냥 놀기만한 시간은 2015년 5월 기술사 설명회를 듣고, 6개월 정도 밖엔 없다.


그랬음에도 이룬것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은 그저 나의 때가 오지 않은 탓이겠으나,

아쉬운 부분은 분명히 있고, 어느 정도 공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느끼고는 있다.


어쨌든 마주하게될 공허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메꿀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셨고, 그 부분은 나도 꽤나 느끼는 부분이긴 하다.


그래서 모든 가능성을 열고 해외를 고려하는 중이고.


"기술사님, 저는 딱 그냥 저 정도의 사람을 원하는데, 저 정도되는 저와 비슷한 연령대의 남자분들은 어린 여자를 만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가능성이 극악이라, 해외를 물색해보기로 했습니다."


나의 말에 웃으셨다.


"그 왜 이상순씨 같은 남자를 만나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합리적인 것과 현명한 건 다르잖아요."


아, 그렇구나.

내가 지금까지 혼자인 이유는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현명하진 못한 것 같다.

다른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지만, 그 말씀이 많이 마음에 남는 걸 보면 찔리는 구석이 많다.


그리고 또 그 모든 완벽을 스스로에게 강요하는 버릇이기도 하고.


언제까지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언제까지 현명해지기 위해 공부할 것인가


모든게 완벽하게 준비 된 때란 없소. 그때는 너무 늦을 것이오.

이중섭 작가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맞춰갈 의지가 중요하죠.


그리고 한국 남자를 만나기엔 내 나이는 너무 늦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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