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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Nov 26. 2023

마흔-378 소중한 것을 알아보고, 지켜내는 힘

힘을 길러야 한다.

소중한 것을 알아보고, 지켜내는 힘


그걸 애정이라고 하는게 아닐까


그 대상은 사람일 수도 있고, 사물일 수도 있고, 어떤 정신적인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근원은 자기 자신일 것이다.

 

누군가는 처음부터 자신을 소중히 하는 능력을 타고 났기에

그 자신과 만물의 소중함을 '그냥' 아는 상태로 살아가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소중함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그 모든 소중함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그냥'의 영역이기에 아무리 이성으로 가늠을 해보아도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모든 존재는 소중한 존재입니다."를 '그냥'아는 것과

지식으로 습득하여 그것을 가슴으로 깨닫기 까지는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아니 평생 모를 수도 있고,

운이 좋아 어느 한 순간에 신의 계시처럼 깨달아지는 경우도 있다.


사소한 마음 한자락,

귀하게 대우 받아 본 사람은 그 마음 한 자락의 의미와 가치를 알게 된다.


그러나 때론 그게 너무 당연하게도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하여 그 소중함이 너무나도 당연한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신과 사람을 대하고 소통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가장 부정적인 가정에 의하여 움직이게 된다.


쉽게 의심을 하는 경우가 그렇다.


이건 진짜일까, 진짜라면 어떤 특징을 가졌을까.

이건 가짜일까, 가짜를 알아보고 현명하게 대처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가장 치명적인 상황은

소중히 여겼는데, 되려 무참히 내팽개쳐지고 본인에게 피해가 생기는 경우다. 그리고 그게 반복된 경우.



심술궂게 그 맘을 내팽개쳤지 내가 버린 건 어떠한 사랑인지
- 이적, 그땐 미쳐 알지 못했지 -

그렇기 때문에 되려 차라리 처음부터 그 모든 걸 무가치하게 여겨,

잠재된 적으로 간주하는 편이 본인의 신상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객관적으로 진짜라고 판명이 된다해도 소용이 없다.

그 자신에게는 자신에게 애정을 쏟아 붓는 상대방이 그 어떤 악마보다도 잔인한 적으로 간주된다.


그리하여 아무리 애정을 쏟아부워도 배타적으로 구는 존재가 하나,

끊임없이 날카로운 창으로 애정을 쏟아붓는 상태를 찔러대는 것이다.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자신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도 모르는 채로.


더 내놓으라고만 하는 것이다. 피해의식으로, 자신은 이미 약자이기에


현명한 자라면 일찍이 발을 뺀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중요하게 느껴질 수록 더더욱 그렇다.

그런 독이 있다는 것을 알고 집어 삼키려면

그 자 역시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세상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명제에서 어긋난다.



그런데 때로는

가짜조차도 그저 진짜라고 여기며 확고한 신념으로 본인의 세상에서 진짜로 재창조하는 경우가 있다.

독이든 사과를 집어 삼키는 것이다. 그리고 신념은 독을 중화한다.

어쩌면 그건 신의 영역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런 맑은 사람이 존재한다.

그에게 소중한 것이란 자신이 규정하고, 지켜내는 것이므로 창조에도 가깝다.


그런 애정을 쏟을 수 있으려면,


두려움과, 불안과, 불신과,

무의식에서 스멀스멀 피어나는 부정으로의 도피행각과

거부감과 수치심으로부터 자유로워야한다.


결국 자신의 무의식으로부터 자유로운 인간만이 무한한 애정과 믿음으로

소중한 대상을 만들어내고, 소중한 그대로 지켜낼 수 있는게 아닌가.


치열하고, 조용한 전투이다.


결국 자신의 무의식이 정화된 사람은 그 어떤 것에도 걸림이 없기에

그 누구의 창끝에 찔려도 외상이 깊지 않다.


똑같이 아프지만 금새 회복하고는

오히려 그 누군가가 휘두룬 창끝에 서린 두려움을 녹아내리게 하는 것이다.


아직도 나는 내 스스로를 소중히 지켜내기에도 미숙한 인간이다.

아니, 되려 누군가가 나를 지켜주길 바라는 한없이 어리고, 여리고, 약한 인간이다.


이 시절에 우리는 서로의 미숙함을 깨닫기 위해서 잠시 스쳐지나간 거겠지.



왜 그렇게 겁이 많은 거야?
한 손엔 총을 들고서
한 손엔 꽃을 들고서
사랑한다고 말하면
나는 어쩌란 말이야 이 바보야

아무도 널 다치게 하지 않아 바보야
널 아무도 마음 아프게
하지 않아 이 바보야  

- 소규모아카시아밴드, 겁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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