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안하네
내일이 생일인데
숫자가 367일이 아니라는 것은
누락이 존재한다는 이야기인데
빼먹은 날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닌가보다.
나름대로 꾸준히 마흔을 천일 앞두고 시작한 일기인데
아귀가 맞지 않다니
“그럴 수 있지.”
여행을 와 있는 상태라서 일기를 모두 찾아
이가 빠진 날을 찾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도 하지만
호주에 도착한 오늘
호주라는 나라에 10년을 살고 계신
형부와 미느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더더욱
나 역시 그 언젠가부터 치열하게 경쟁하고,
허울에 연연하는 그런 모습이 되어 온 듯하다.
내가 자유로워지는 날은 스스로를 진정으로 용서할 수 있는 날이 되겠지.
그날이 너무 늦지 않길
어쩌면 거창할 것도 없는 소소하고 다정한 삶을 나도 누릴 수 있어지겠지.
다만 너무 늦지 않길
그리고 아쉬움 없이 영위할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