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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Dec 08. 2023

마흔-366 아미다마루가 말했다

소소한 성취

아미다마루가 말했다.


호주에 가기 위해서 티케팅을 할때, 

분명 직항을 검색 조건으로 했음에도 당시에는 돌아오는 편에 직항이 없었다. 

비용 문제도 있으니 적당한 선에서 더 찾아보지 않아서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새벽 네시에 일어나 시드니를 경유하는 호주 국내선을 타기 위해 나왔다.


전날 밤, 그동안 아무 생각도 없이 있다가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들었더랬다.

불안이라는 것은 나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도 동작하는 일종의 경보와도 같다.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환승시간이 1시간 30분이니 적당히 알아보았겟지만 

나는 아무것도 찾아보지 않고 있었다. 

그런 상태로 있다보면 편도체가 부풀어 오르는게 맞겠다 싶다.

본능적으로 살고자 하는거지. 


그덕에 전날 몇가지 숙지 사항을 알아봤다.


종종 맞딱드린 상황을 쉽게 헤쳐나갈 수 있는 팁들을 미리 찾아보면 해결될,

난이도가 낮은 이벤트를 간과하기도 한다.


특히나 여행은 대체로 더 그랬던 것 같다.

내 의지로 여행을 가는 스타일이 아니니 우선순위가 밀려도 한참 밀리는게 원인이다. 


이럴때 자기 합리화를 위해 생각나는, 

샤먼킹에서 유일하게 내 머릿속에 남겨진 대사가 하나 있는데, 아미다마루가 한 말이다.


“앞날을 걱정한다고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야. 되려 그럴수록 위급할때 약해지는 법이거든.”



그러니 미리 사서 걱정을 할 필요는 없지만 불안을 지혜롭게 마주할 기지는 필요한 것이다.


뾰족한 수를 찾을 순 없지만 대략적으로 마음의 준비를 해둘 필요는 있다. 

사람은 침착할수록, 무의식적으로 뾰족한 수를 찾아 내기 마련이다. 


그러니 정말 중요한 일은 사전에 여러번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그렇게 따지면 

결국 내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내게 있어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되는데,


어쩌다보니 중요한 일이 되었다.


나는 정말 철저히 관계 중심의 사람이다.

아끼는 사람, 소중한 사람을 중심으로 모든게 돌아가니 말이다.


하여튼 내겐 한국으로 무사히 돌아가야할 이유가 생겼다는거지.


사실 약간의 장난끼가 발동했다. 

대체로 그 장난끼는 소소한 고난의 상황에 스스로를 밀어넣고 시험을 하는거다.


쏘우에서 직쏘가 “자, 이제 게임을 시작하지.“하는 것과 같이


자, 자네의 한국으로 돌아갈 의지를 시험하도록 하지.


가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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