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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Dec 12. 2023

마흔-362 기미도 매력있네

드디어

호주에서 많이 타서 왔다.


프로젝트 근무 사무실 화장실에 3주전에 생긴 전신 거울은 하루에도 몇번씩 나와 마주할 기회를 준다.

심지어 진실의 거울이다.


그 거울이 생기기 전에는 가까이에서 보는 내 얼굴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작고 왜소한 내 체구 역시 그렇다.


거울을 보고 스스로를 괜찮다는 생각을 하기에 내 눈은 내 자신에게 가혹했다.


상담선생님께서 지난 10개월간 오목조목 귀엽고 예쁘게 생기셨다고 수차례 말씀햐주시며 자신을 예뻐하라고 하셨지만, 그건 정말 쉽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그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어쩐지 귀여워보이기 시작했다.


이 작고 조그마한 체구로 씩씩하게 잘 살아오고 있구나!


가까이에서 그저 못나 보이던 얼굴이 약 3m거리 전신 거울에 비춰지면서부터 제법 귀염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까맣게 탄 내 얼굴이 꽤나 사랑스럽고 예뻐 보였다.


심지어 진하게 드러난 기미가 매력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와… 드디어 이런 때가 오나

어제 공부를 하다가 유투브 댓글이 생각이 나서 잠시 스트리밍을 켰는데 누군가가


“이 아줌마가 기술사야?” 라는 글을 남겼다.


”맞아요, 제가 아줌마가 되었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했답니다. 슬퍼요.“


스트리밍은 아이폰으로 화장하지 않은 매우 생생한 얼굴로 30분 정도였다.


누군가가 보기엔 아줌마 같을지라도

나에겐 이제 금쪽같이 귀하고, 유일하고, 사랑스러운 내 모습이 되었다.


드디어, 나를 위해 명상해주시겠다던 상담선생님이 떠올랐다.


내일 모레 뵙고, 이 기쁜 소식을 전해드려야지.

처음으로 이렇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진심으로 예뻐해줄 수 있게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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