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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Feb 09. 2024

마흔-304 막다른 위기

영어를 좋아해(야만해)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온지 10년 하고도 7개월


35살 이후로 봉사활동을 하거나 산에 들어가겠다던 다짐은 온데 없이 사라졌다. 



우선 산에 들어가겠다는 결심은 대둔산에서 1년을 지내다 뛰쳐나옴으로써 증발되었다. 

그러나 봉사활동은?


2013년에 세네갈에서 코이카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한 덕에, 

여러 측면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어 나의 능력치를 골고루 채우기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물론 기술사 사회공헌위에서 봉사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설렁설렁이다. 한달에 한번...)


최근 유학이며 연구며 이민이며 이것저것 고려를 해보고는 있지만 

마음 가득 기쁨이 차오르는 일은 그런 것들에 있진 않다. 


물론 한국을 떠나야만 하는가를 묻는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1. 한국은 나와 여러 물리적 조건이 맞지 않는다. 

- 타고난 체질이 예민한데 한국의 기후와 단위 면적당 인구수가 내게 긍정적 영향을 주지 못한다. 

2. 한국의 사람들이 나와 맞지 않는다. 

- 물론 나의 MBTI 통계(유의미한지는 모르겠지만) 상 어딜가든 딱 맞을 순 없겠지만 유독 공동체를 중시하면서도 이기적인 이중적인 비합리적 사고 체계에 순응하기가 쉽지 않다. 

3. 한국에서는 나와 맞는 삶의 동반자를 만나기 쉽지 않다. 

- 일단 외모부터 한국남자가 선호하지 않으며 심지어 나이까지 차버렸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한국보다는 외국이 확률적으로 유리하다. 


인생을 정말로 마흔에 끝내려면 장기기증이나 여러가지 사후 처리를 위해서 한국이 이롭겠지만, 

우선은 그동안의 작업으로 백세를 기대해보기로 했기에 꾸역꾸역 한국에서 삶을 이어갈 이유가 없다. 


그.러.나 


AI기술은 언어의 장벽을 내 기대만큼 허물어 주진 못하였으니 

그리고 가능하다 하더라도 정당하게 영어면접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할 순 없는 노릇이니 

결국은 또 영어로 귀결된다. 


영어 공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동네 오빠가 내 가방에 쓰여져 있던 'NICO-BOCO'브랜드명으로 나를 놀려대서 한 것 밖엔 없다. 


문법 역시 초등학생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오픽이 IM2가 나온건 그래도 간간히 회화학원을 다닌 적이 있던 덕분이지 참 문제가 크다. 



영어를 좋아해야만해.. 

나는 영어를 좋아해... 


세네갈에서 불어를 할땐, 상황으로 몰아세워져서 할 수 있던 건데, 


아무런 위협요소 없이 나태하게 안주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도무지 의지를 내지 못한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정말 올해는 영어 원년의 해일 수 밖엔 없겠다. 


그래!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게 뭔가! 의사소통 아닌가!


그동안 다시 국제개발협력에 기여하기 위한 기본적인 심신의 건강을 다졌다면 

이제 2레벨! 소통이다! 


좋아!! 영어를 잘해야 보다 효율적이고, 전문적으로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분석해서 도움을 줄 수 있다구! 

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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