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를 먹자
키토식단을 시작한지 어언 3주가 넘었다.
점점 포악해지기 시작했다.
“나 요즘 다 싫어. 사람 많은 것도 싫고, 출근도 싫고, 다 시러.”
툴툴거리고는 탄수화물을 먹지 않아서임을 깨달았다.
인품은 탄수에서 나온다고.
당근감자채볶음이란 음식은 정말 경이로운 것 같다.
키토식단을 한다고, 양배추며 당근이며 그외 기타 등등의 온갖 식재료가 집에 생겨나고 있다.
도마 위에 식재료를 두고 칼로 자르는 기분은 묘하다.
역시 싸이코패스 기질이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고는 도마와 칼을 사야겠다고 결심했다.
꽤나 번거로운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집엔 과도와 조그만 다이소 도마가 전부이고
그마저도 잘 쓰지 않았는데
이젠 채칼도 필요할 것 같고
그러던 중
밥 상 위에 올라오던 반찬들이 얼마나 대단한 것들이었는지 새삼 깨닫는다.
조상님들은 참 지혜롭기도 하지.
오늘은 아침부터 당근과 꼬마양배추와 달걀로 볶음을 해먹었다.
기분이 제법 좋다.
탄수화물도 먹으면 좋았을걸
감자를 시켜야겠다는 말에 동생이 놀라워했다.
골고루 잘 먹고, 건강하자.
문득 엄마가 차려준 밥상이 그리워졌다.
엄마의 손맛도
늘 새 밥 지어 차려주시던 그 깊은 사랑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