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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Feb 27. 2024

마흔-286 결국 스스로 반성하는 인간

호모반성쿠스

쇼펜하우어 선생님께서 자기반성과 자아성찰은 자기혐오적 행위라고 하였지만, 

동양에서 군자는 수치를 알라하였으니, 


그 수치가 참 사람을 여럿 죽였다. 


현재 공부하는 대인관계의 심리학에서도 수치와 죄책감이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고차원적인 감정이라고 하였으니, 아무래도 마음공부의 역사가 길지 않은 서양권에서는 그 고통의 깊이가 큰 '자아성찰', '자기반성'이 달갑지 않은 행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든다. 


진심으로 수치란 사람을 집어 삼킨다. 


청렴한 이미지의 정치가 몇 분이 몇 푼의 돈으로 자살을 해버린 걸 보면 더더욱 그렇다. 


수치를 아는 사람은 스스로를 죽일 수 있다. 


지금 내가 하려는 말은 어제 그 걱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 잘못이 아닙니다."


별것 아닌 메신저 업데이트 오류 건에 대하여 이사님께서 메신저에 남긴 한 문장은 


뜬금없게도 내 마음 속에 침투하고 있다. 



그러니 결국, 누군가의 걱정에 반응하는 것도 내 책임이오, 

누군가의 잔소리를 마이동풍하지 않는 것 또한 내 탓이오, 


그래서 조상님들은 '전생의 업보'따위를 꺼내어 어떻게든 상황을 납득하려고 하셨는지도 모른다. 


걱정하는 사람은 그 사람의 마음이고, 

잔소를 하는 사람 역시 그 사람의 마음이다. 


그러나 가랑비에 옷 젖고,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이 


누군가를 해하고 싶으면 계속 그딴식으로 지껄여도 괜찮다. 


그러니까 나는 다이아몬드가 되겠다는 말이다. 


행복한 다이아몬드가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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