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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Mar 11. 2024

마흔-273 날것의 촌스러움

무성의한 걸지도.

친척 여동생은 나를 '마토상아'라고 불렀다. 

그 옛날 김희선님이 주연이었던 '토마토'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극중 이런 대사가 있다. 


"저는 토마토가 좋아요. 앞으로해도 토마토, 뒤로해도 토마토. 겉과 속이 같거든요."


대충 이런 내용. 

그래서 나는 마토상아가 되었다.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겉과 속이 너무 똑같아서. 


'대인관계의 심리학'시간에 동양 문화권은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직설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걸 지향하는 문화라고 했다. 


그러니 나같이 직설적이고, 직접적이고, 감정에 숨김이 없는 사람은 천둥벌거숭이와 같겠지. 


어쩌면 무성의한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감정을 숨기는 법을 배워 본 적이 없는 걸. 

그래서 더더욱 '감정기복'이 심해서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되기도 했다. 


감정을 내면에서 승화시키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그러다보니 참 투명한 사람이 되어, 영업에는 도무지 재간이 없는 사람이다. 


관계에서 벌어지는 어떤 사건들에 대해 무던히 넘어가는게 아니라 

유별나게 심하게 앓는다. 


정이 너무 많다. 애정결핍이겠지. 


모든걸 꾸며내야 하는 세상에서 

나는 너무 날것이다. 


촌스러운거 같다. 


역시 동양문화권에는 어울리지 않는 걸까.


나는 왜 이 나이에도 속상하면 엉엉 울어버리는 사람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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