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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Mar 17. 2024

마흔-267 소소한 일상이 사치가 된 이유

비일상

일반적으로 누리는 소소한 일상이

어느 순간부터 거추장스러운 사치가 되었다.


유행하는 장소에 가서

줄서서 먹는 맛집의 음식을 먹고,

유행하는 카페에서 SNS에 올릴 사진을 찍고,

요즘 유행하는 아이템이 가득한 샵을 한바퀴 돌고,


요즘 다들 한다던 그 포즈로 인생네컷을 찍고,

가볍게 술 한잔 마셔보고,

내키면 동전노래방도 가보고,

재밌다고 소문난 영화도 보고,


그런 평범한 일상들

지루함을 달래주고,

누군가와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하기에 어색함이 없이


집에 돌아와서는

유행하는 드라마를 보고, 주변 사람들이 다 보는 유투브나, 스포츠를 보고


그런 모든 것들이 사치처럼 느껴지고

무거운 짐이 되어 버린게 언제였더라.


사람이 많은 곳을 워낙 싫어하는데

요즘 유행하는 곳이라면 사람이 북적거리고,

정신이 없다.


왜 사람이 많은 곳을 싫어하게 되었을까?


아주 어린 시절 벚꽃놀이에 갔을때도,

나는 그게 너무 싫었다. 예쁜 벚꽃은 잠시다.

북적이는 인파와 복잡한 거리


어린 나이에도 그냥 싫었다.

신기한게 많다던 도깨비시장,

옷을 사주겠다고 이모가 데려간 동대문 새벽시장에서도

나는 입이 대빨나와서 빨리 아무거나 사고 돌아가고 싶었다.


이런 성향은 나이가 들어도 좀처럼 바뀌질 않는다.

굳이 길거리에서 하릴없이 시간을 버려야하는 명목이란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행위일 때에야 납득이 가능한 사건이 된다.


소소하게 남들 하는거 하는 일상이

분명 즐거운 부분도 있는데,

내심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데 늘 굳이 그러고 싶진 않은거다.


역시 내 일상의 즐거움이 여전히 어색하고, 낯선 그 무언가 인가보다.


즐거워도 괜찮은데, 그런 것들로 얻는 행복보다는

그저 홀로 집에서 아무 일 없이 늘 하던 대로 살고 싶어진 것 같다.


나는 어쩌면 비일상을 일상처럼 사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비행복이 행복이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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