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oname May 02. 2024

마흔-221 나도 맛은 없었어

진실게임할까

여행을 가기 전 입맛 까다로운 엄마와 동생을 생각하면 뭘 정하고 싶지 않아 가만히 있었다.


나야 늘 식단을 하다보니 뭘 먹어도 맛있으니까


엄마에게 여행 잔소리 메뉴판을 보냈더니 도합 15만원을 다 내고 다 할거라고 하셨다.


웃었지만 그동안의 전적을 생각하면 신경이 쓰이게 마련이다.


제주도에서 이것저것 먹었는데

먹을땐 잘 먹었지만

솔직히 맛이 없었다.

제일 맛있었던건 숙소에서 해준 조식이었다.


비행기를 타러 돌아가는 길에 말했다.

진실게임할까


난 사실 조식이 제일 맛있었다.


가족들은 이미 그 자리에서 살짝살짝 속내를 드러냈기에 다들 웃었다.


사실은 남동생이 끓여준 딱새우라면이 제일 맛있었다.


그리고 집에서 엄마가 해준 맛이 제일 맛있다.


이쯤되니 엄마가 왜 그렇게 불만이 많은지도 알겠다.


해가 갈수록 엄마를 닮아간다.

그리고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


여행을 좋아하진 않지만

남동생과 엄마와 여동생과 이렇게 함께하니

계속 보고싶은 마음이 든다.


참 가족이란 이러니저러니 해도

소중하고 소중하기 짝이 없는 존재들이다.


어릴때부터 늘 나는 말한다.


“있잖아 내가 꿈이 있는데, 우리 가족이 모여서 말야…”


엄마는 웃으시면서 “으이그 쟤 또 저런다.” 하셨다.

작가의 이전글 마흔-222 다양한 유형의 친구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