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게임할까
여행을 가기 전 입맛 까다로운 엄마와 동생을 생각하면 뭘 정하고 싶지 않아 가만히 있었다.
나야 늘 식단을 하다보니 뭘 먹어도 맛있으니까
엄마에게 여행 잔소리 메뉴판을 보냈더니 도합 15만원을 다 내고 다 할거라고 하셨다.
웃었지만 그동안의 전적을 생각하면 신경이 쓰이게 마련이다.
제주도에서 이것저것 먹었는데
먹을땐 잘 먹었지만
솔직히 맛이 없었다.
제일 맛있었던건 숙소에서 해준 조식이었다.
비행기를 타러 돌아가는 길에 말했다.
진실게임할까
난 사실 조식이 제일 맛있었다.
가족들은 이미 그 자리에서 살짝살짝 속내를 드러냈기에 다들 웃었다.
사실은 남동생이 끓여준 딱새우라면이 제일 맛있었다.
그리고 집에서 엄마가 해준 맛이 제일 맛있다.
이쯤되니 엄마가 왜 그렇게 불만이 많은지도 알겠다.
해가 갈수록 엄마를 닮아간다.
그리고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
여행을 좋아하진 않지만
남동생과 엄마와 여동생과 이렇게 함께하니
계속 보고싶은 마음이 든다.
참 가족이란 이러니저러니 해도
소중하고 소중하기 짝이 없는 존재들이다.
어릴때부터 늘 나는 말한다.
“있잖아 내가 꿈이 있는데, 우리 가족이 모여서 말야…”
엄마는 웃으시면서 “으이그 쟤 또 저런다.”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