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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May 08. 2024

마흔-215 진실로 뼈와 살이 녹는 것

환골탈태

요즘 경계성 인격장애에 관한 책을 읽고 있는데,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 나온 일부의 예시는 정말 나와 똑같았는데, 

대체로 자신이 이러한 증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워서 고치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책도 사실은 '경계성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과 같은 타이틀을 달고 있다. 


그런데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잖아. 

내가 하는 행동들이 나의 증상에 의한 것이라니.


세세하게 객관화가 되고 있다. 

아 그 증상이구나. 


아, 이래서 그렇구나. 

그동안 시간관념이나 너무나도 관계가 친밀해질 때 숨이 막히고, 견딜 수 없었던 그 느낌이 

바로 경계성 인격장애 때문이었구나!! 


속이 후려하지만 

사실 온몸으로 저항감을 느끼느라 사흘전부터 괴롭다.


이건 마치 가제가 두꺼운 자신의 껍데기에서 빠져나오는 과정과도 같다. 


'환골탈태'라는 것, 그러니까 번데기 상태에서 나비가 되려면 정말 뼈와 살이 다 녹아서 재구성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재구성되고 있다. 

예전 스승님의 말씀처럼 그동안 죽지 않아 준 것, 

자살 시도를 단 한 번도 하지 않고, 그저 오롯이 이 끔찍한 고통을 견뎌온 것 


이제 정말 내 인생은 식은 죽 먹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이 고통의 원인을 관조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눈물나게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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